사회일반
[단독] ‘코로나 우울증’에 빠진 10대…“청소년 정신건강 빨간불”
뉴스종합| 2021-09-28 10:21
[신현영 의원실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20개월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청소년들의 심리적·정서적 고립감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청소년 1388 상담건수’에 따르면 2021년 8월까지 ‘정신건강’ 항목의 상담 건수는 14만1464건으로 월 평균 1만7683건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다. 상담 내용별로 보면 ‘정신건강’ 관련 상담이 전체 상담의 24%로 가장 크게 차지했다.

청소년들이 공황장애나 우울 관련 질병으로 진단 받은 수도 폭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 의원실에 제공한 ‘건강보험 특정 질병별 진료현황’에 따르면 10대 공황장애 환자는 지난해 4582명으로 4년 전 2248명에 비해 약 2배로 증가했다. 우울 관련 10대 환자 수도 지난해 2만9718명으로 같은 기간 64% 늘었다.

성별로는 10대 여성 청소년이 남성 청소년에 비해 심리적인 어려움을 더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10대 여성 공황장애 환자는 1559명으로 지난 5년간 3배로, 10대 남성 공황장애 환자(922명)는 2.14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대 여성 청소년 우울 관련 환자는 1만32명으로 5년간 2.21배로, 10대 남성 청소년(5135명)은 1.45배로 늘었다.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코로나19 시기 청소년들의 어려움은 자살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여가부는 8일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지난해 10~20대 자살 사망자 수가 1772명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음을 발표하며 ‘위기 청소년 지원체계 강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시기의 심리적 어려움은 전 생애에 걸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청소년 심리 방역을 위해 국가적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코로나19로 청소년들의 학교 안전망이 취약해진 상태인 만큼 어떤 원인에 의해 청소년들이 정서적 취약 상태에 도달했는지 국회에서 심층 조사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며 “정서 상태를 더 면밀히 살필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예산·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아직 발달 과정 속에 있는 심리 취약 계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성장기의 청소년이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와 멀어진 것은 인성과 생활습관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또 하나의 집’을 잃어버린 것과 같다”며 “경제적 어려움처럼 확연히 눈에 보이는 게 현상이 아닌 만큼 교육 당국이 보다 더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대면 상담이나 또래 활동을 적극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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