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우와~ 된장찌개 정말” 쯔양이 빠져버린 ‘맛’ 비결은 이것
뉴스종합| 2021-10-03 18:51
유튜버 쯔양이 된장찌개를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한국화학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작가님이 방탄소년단 팬이신가 봐요. 아미노산은 아미(ARMY)가 오를 수 없는 산 ㅎㅎㅎ...우와 된장찌개 정말 맛있겠네요 앗 뜨거!”(한국화학연구원 유튜브 채널 ‘맛있는 화학’에 출연한 유튜버 쯔양)

“아프면 된장 한숟갈 먹으면 될까요? 된장을 냄새 없앨때도 쓸수 있지 않나요?” (쯔양)

된장은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수 조미료 중 하나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DNA를 자극하는 된장의 구수한 맛의 비결은 무엇일까?

한국화학연구원은 4일 유튜브 채널 ‘맛있는 화학’을 통해 오묘한 된장의 맛을 화학적으로 분석 공개한다. 이 영상에는 400만명 구독자를 보유한 ‘대표 먹방 유튜버’ 쯔양과 곽근재·오동엽 한국화학연구원 박사가 함께 출연했다.

된장은 콩이 가진 고유 영양성분, 즉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철분, 인, 칼슘, 비타민, 섬유질 등을 몇 년이 지나도 고스란히 섭취할 수 있게 하는 ‘장기보존식품’으로서 탁월한 영양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된장의 기본 원료인 메주는 보통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매달아 한 달 동안 잘 말린 후에 다시 따뜻한 온돌 방에 옮겨 2주 정도 띄운다. 이 과정에서 비병원성 세균인 바실러스 서브틸리스와 곰팡이가 발생하고 잡균이 사멸하게 되는데 여기서 살아남은 미생물들이 소화효소들이다.

곽근재 박사는 “소화효소들은 콩 속 단백질을 분해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프로테아제라는 효소는 단백질을 펩타이드로 잘게 나누고 다시 아미노산으로 잘게 분해한다”며 “된장의 구수한 맛이 바로 이 아미노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의 DNA를 자극하는 된장 맛은 아미노산에 의해 좌우된다.[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된장의 구수하고 달달한 맛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탐산이 담당한다. 글루탐산은 오늘날 널리 쓰이는 조미료인 글루탐산나트륨(MSG)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글루탐산은 원래 콩 단백질 속에서는 펩타이드 형태로 묶여 있어 구수한 맛과 감칠맛을 잘 내지 않지만 발효과정에서 효소에 의해 분해돼 여러 가지 풍미를 일으킬 수 있는 향미를 더하게 된다.

곽 박사는 “된장은 단백질 외에도 여러 성분들이 소화를 돕고 암이나 당뇨, 비만을 억제할 수 있다”면서 “다만 한 가지 흠이 있다면 기준량 보다 높은 염도를 지니고 있어서 적당히 먹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일 수 있는 비법이 있을까. 된장찌개는 집된장과 공장된장의 맛내는 요령이 다르다. 된장찌개를 끓이는 시간은 된장의 발효시간과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

짠맛이 강하고 깊은 맛이 우러나는 집된장에는 단백질이 완전 분해되지 않고 펩타이드 형태로 많이 남아있다. 집된장으로 끓이는 된장찌개는 약한 불에서 오래 끓일수록 점점 펩타이드가 분해되면서 맛이 좋아질 확률이 높아진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반면 발효기간이 짧은 개량 메주로 숙성시킨 공장된장이나 일본식 미소된장은 건더기를 먼저 익힌 뒤 마지막에 된장을 넣고 살짝 끓여내는 것이 좋다. 오래 끓이면 이미 분해된 아미노산이 채소, 고기, 두부 드에 스며들고 휘발성인 향 성분은 공기에 닿아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된장은 맛이라는 효용성 이외에도 생선 등 각종 요리의 잡내를 잡아주는데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곽 박사는 “잘 숙성된 된장 속에는 이미 완전히 분해된 아미노산과 다 분해되지 못한 단백질 덩어리들이 공존한다”면서 “이 중 분자나 이온보다 큰 콜로이드 상태의 입자들은 각종 냄새의 원인물질을 흡착하려는 성질이 있는데 여기에 된장 자체의 풍미가 함께 작용하면서 비린내가 제거되는 것”이라며 “사실 된장냄새가 비린내를 이긴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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