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곧바로 3000 붕괴...복합악재에 패닉
뉴스종합| 2021-10-05 11:57
코스피 지수 3000이 무너진 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 아래를 하회한 것은 지난 3월 25일 이후 6개월10일만이다.박해묵 기자

한국 증시가 끝내 3000선을 내줬다. 전 세계적인 시장 금리 상승 현상과 7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국제유가,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난항, 중국의 헝다(恒大)그룹 사태 등 대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한국 증시를 압박하자 속수무책으로 추락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전 세계적인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 증시 대비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까지 더해지며 국내 증시의 하락폭이 추가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개천절 연휴를 마친 5일 오전 코스피는 6개월 여 만에 장중 3000선 아래로 무너졌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74.71포인트(2.47%) 급락한 2944.47을 가리켰다. 지수는 전장보다 21.01포인트(0.70%) 내린 2998.17에 출발해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25일 이후 6개월10일만이다. 장중 연고점이었던 6월 25일(3316.08)과 비교하면 약 10%가 빠졌다. 코스피 지수의 하락 폭은 간밤 뉴욕증시의 하락보다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시장 금리 상승과 유가 급등, 헝다 사태, 난항을 보이는 미국의 부채협상 등이 위험 자산 회피 심리를 키우고 있다. 1.5%를 밑돌며 잠시 안정세를 보이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5% 선을 다시 넘어섰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은 배럴당 77.62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유가뿐 아니라 가스 가격 상승, 중국의 전력난 등에 의한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에 증시의 열기가 차갑게 식고 있다.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작을 시사한 상황에서 물가가 오름에 따라 금리 인상 시계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에서는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표결이 지연되며 채무불이행 사태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으며, 헝다그룹 주식이 지난 4일 홍콩 증시에서 거래정지된 점 또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소강국면이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재개될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일에 이어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17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가, 금리, 경기 불안 등 최근 조정을 야기한 재료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가 붙으니 시장이 불안해하고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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