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유 15일 배럴당 82.99달러...환율 감안한 체감 유가 95달러 수준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무섭게 치솟는 물가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겹치면서 연간 1.8%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했던 정부도 10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상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가뜩이나 소득이 줄어든 각 가계는 치솟은 물가에 허리띠를 더욱 졸라 맬 수밖에 없다. 되살아나던 내수가 위축될 경우 정부가 목표한 연간 4%대 성장 역시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6일 배럴당 80달러대(80.55달러)에 처음 진입한 두바이유는 지난 15일 전거래일 대비 0.71% 상승한 배럴당 82.99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10월 4일 84.44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엔 '국제유가 강세=달러화 약세'라는 기존 공식마저 통하지 않게 되면서 체감 유가는 배럴당 95달러 하던 지난 2014년 9월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분석도 있다. 유가에 불이 붙은 가운데 환율이 기름을 뿌리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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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유가의 영향력이다. 유가는 다양한 상품의 가격 상승을 일으킬 수 있는 원재료 성격이 강하지만 정부로선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의 변수다. 유일한 카드가 유류세 인하지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다만 정부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넘어섰던 2008년 유가환급금·보조금을 지급한 바 있다.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던 2018년~2019년에도 유류세를 인하한 바 있다. 당시 유류세 인하 폭은 7·15%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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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물가 관리 목표만 지속적으로 상향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연간 1.8% 소비자물가 상승률 달성이 어렵다고 말했고, 지난 13일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 것이라고 했다. 이어 15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를 통해 "(10월 물가상승률의)3%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망이 현실화 되면 2012년 2월(3.0%) 이후 10년 만에 '3%대 물가' 시대를 맞게 된다.
각 가계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분기 전국가구(1인 이상·농림어가 포함)의 월평균 소득은 428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7% 줄었다. 가계소득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7년 2분기(-0.5%) 이후 16분기 만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득이 감소한 상황에서 물가까지 치솟으면 각 가계의 실질소득(명목소득-물가상승률)은 더욱 감소한다.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다. 2분기 경제성장률 0.8% 중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2.5%포인트(p)에 달했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입 가격이 오르면 결국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원자재나 유가 상승은 경제 회복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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