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물벼룩이 방류 결정권자” 삼성디스플레이의 신박한 폐수관리
뉴스종합| 2021-10-19 09:50

삼성디스플레이 전용 수처리시설인 그린센터에서 물벼룩을 활용한 수질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수질 테스트 과정에서 물벼룩을 활용하는 ‘친환경 수처리 기술’을 공개했다.

1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생산공정에 투입된 전체 용수의 60~70% 가량을 수처리를 거쳐 ‘초순수(고순도 공업용수)’로 재활용하고 있다. 초순수는 불순물이 없고 전기 전도도가 매우 낮은 용수를 말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 제품 생산에 필수 요소로 꼽힌다.

재이용되지 못한 나머지 30~40% 용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용 수처리 시설인 그린센터로 보내진다. 이곳에서 디스플레이 공정에 재이용할 수 있는 ‘유기 폐수’와, 수처리를 거쳐 하천에 방류하는 ‘무기 폐수’로 분류된다.

유기 폐수의 경우 MBR(분리막생물반응기) 처리 시설로 다시 이동되는데, 미생물을 활용해 물 속의 유기물과 질소를 제거한 후 ‘멤브레인’이라는 필터로 여과해 깨끗한 물을 만든다.

재이용이 어려운 무기 폐수는 3단계의 처리 과정을 거쳐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외부로 방류된다. 그린센터에서 하수로 방류되는 물의 양은 하루 평균 약 15만t에 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인근 가락바위 저수지의 모습. 회사는 지난 7월 총 6개의 친환경 식물섬을 조성하고 주민에 재개방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1단계 작업에서는 미생물 등을 활용한 화학 처리를 하고, 자연 침강법을 활용해 물과 슬러지(고체 침전물)로 분리한다. 슬러지는 시멘트 부원료와 지렁이 사료 등으로 다양하게 재활용된다. 작년 기준 재활용에 활용된 시멘트 부원료만 6000t이 넘는다. 이후 폐수는 냄새를 제거하는 활성탄 필터과정 등을 거친다.

3단계 처리 과정이 끝났다고 바로 방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수질 분석실에서 고가의 장비를 통해 생태독성 테스트를 거친다. 방류 전에는 마지막으로 ‘물벼룩 테스트’가 진행된다. 물벼룩은 생태계 1차 소비자로 다른 생물에 비해 생애 주기가 짧아서 생태독성 관리에 적합한 법적 생물로 지정돼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그린센터에서는 법적 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수질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이 작은 물벼룩이 방류의 최종 결정권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엄격한 물 순환 관리를 통해 삼성그룹과 지역 주민과의 상생도 강화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아산캠퍼스 인근 가락바위 저수지에 총 6개의 친환경 식물섬을 조성하고 지역주민들과 임직원들에게 재개방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와 이어진 오산천에서 천연기념물 수달 2마리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멸종위기 천연기념물이 도심 근처 하천에서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사업장의 엄격한 수질관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물 순환 관리 흐름도.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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