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미 노동력 부족에 노조 힘 키운다…조합설립 활발
뉴스종합| 2021-10-19 10:42
미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 전경.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국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면서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커져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구심력이 강화되고 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서거나 새로 노조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코넬대 노사관계대학원 집계 결과 올해 들어 미국내 178개 회사에서 파업이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 데이터베이스 집계로 8월 1일 이후 발생한 파업은 40건에 육박한다. 이는 전년 동기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농기계와 중장비를 만드는 존디어 근로자 1만명이 이달 14일부터 파업에 돌입했고, 시리얼 브랜드로 유명한 켈로그 노동자 1400명도 파업을 벌이고 있다. 대형 의료기관 카이저 직원 3만1000명이 소속된 노조도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한 상태다.

노동자 우위 지형을 이용해 대기업에서 노조를 결성하려는 시도도 잇따른다.

앨라배마주의 아마존 창고 노동자들이 아마존 첫 노조 설립을 추진했으나 실패에 그쳤고, 스타벅스 바리스타들이 뒤이어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런 움직임은 기업들이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의 위상이 높아져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미 노동부가 12일 공개한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8월 퇴직자 수는 327만명으로 2000년 12월 통계 작성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대우가 더 좋은 직장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자발적 퇴직이 급증한 것이다.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석 달 연속 1000만건을 넘어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방증했다.

국제운송노조(IBT)의 제임스 호파 회장은 “이런 현상은 노동계에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충분한 임금과 안전 조치를 보장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분노가 파업으로 분출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최대 노동단체인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리즈 슐러 의장은 “최근 파업은 고용주들이 위기에 처한 노동자를 못 본 척한다는 사실에 대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우리는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브루노 일리노이대 교수는 존디어가 임금 인상과 보너스, 연금제도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파업이 발생한 것을 가리켜 “노동자들은 화가 난 상태”라며 최근 줄파업이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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