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무정부’ 아이티, 갱단 힘 커졌다…납치된 美 선교사 살해 위협
뉴스종합| 2021-10-22 14:21
아이티 시민이 갱단 ‘400마우조’가 납치한 미국인과 캐나다인 선교사를 풀어줄 것을 지난 19일(현지시간) 요구하고 있다. 400마우조는 21일(현지시간)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자신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시 선교사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A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과 캐나다 선교사를 납치한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갱단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시 선교사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갱단이자 범죄조직 ‘400마우조’는 이날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이와 같이 밝혔다.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은 월송 조제프 400마우조의 두목이다. 그는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미국인 머리에 총알을 박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영상은 동료 갱단 5명의 장례식이 열린 곳에서 녹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갱단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본부를 둔 기독교 자선단체 소속의 미국인 16명과 캐나다인 1명을 납치했으며 이 중 5명은 미성년자다.

400마우조는 납치된 선교사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1인당 100만달러(약 11억7920만원)를 요구했다.총 1700만달러(약 200억원)의 금액이다.

백악관은 선교사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400마우조는 400명으로 구성된 갱단으로, 아이티에서 가장 위협적인 조직으로 부상했다.

지난 7월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아이티 갱단은 활동 범위를 더욱 넓혀갔다.

지미 셰리지에 아이티 갱 연합 ‘G9’의 지도자는 아이티 내에서 공적인 역할을 맡아 현재 방송에 출연하고 공개적으로 정치인을 위협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7일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아이티의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 자크 데살린 추모식을 개최했을 때 이 곳에 잠입해 행사가 철수될 때까지 총을 쏘기도 했다. 셰리지에는 앙리 총리 대신 데살린이 살해된 장소에 헌화를 했다.

마리 욜렌 질 현지 인권 단체 ‘클리어 아이즈 파운데이션’ 대표는 “갱단은 아이티의 지도자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며 “그들이 ‘집에 있어라’ 하면 있어야 하고, 나가라 하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갱단의 영향력이 아이티 내에서 커지며 주민은 불안에 떨고 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아이티의 납치 범죄가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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