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비자 폴란드서 받게 된 러시아 “영사 절차 지옥 만들어”
뉴스종합| 2021-10-25 09:05
러시아 외부무 청사 앞에 주차된 차량에 걸린 미국 국기.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러시아가 미국 비자를 얻으려는 자국민을 ‘집 없는 국가(Homeless Nationalities)’ 소속으로 분류한 미 국무부를 맹비난했다. 국무부가 구분하는 ‘집 없는 국가’는 현지에 미국 영사관이 없거나 그 나라 사정으로 미국 비자 업무 처리가 어려운 나라를 뜻한다.

이런 분류로 러시아인은 폴란드의 바르사뱌에 있는 미국 공관에서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미국 외교관은 수년 동안 러시아의 영사 서비스 시스템을 파괴해왔다”며 “그들은 21세기 일상적인 기술 절차를 진짜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앞서 국무부는 러시아를 10번째 ‘집 없는 국가’로 지정했다. 쿠바, 에리트레아,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남수단, 시리아, 베네수엘라, 예멘에 이은 것이다. 국무부는 현지에 영사관이 없거나 영사관 직원이 정치·안보 상황 때문에 비자 발급 업무를 할 수 없을 때 이런 조치를 한다.

미국과 러시아간 신경전의 결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월 23일 비우호적 행위를 한 국가의 러시아 주재 대사관이 러시아인을 직원으로 고용하는 걸 금지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러시아는 5월 중순 미국과 체코를 비우호국 명단에 올렸다. 두 나라 대사관이 러시아인을 직원으로 채용할 때 승인을 얻도록 했고, 미국에 할당한 인원을 제로(0)로 제한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러시아 외부무 홈페이지]

이에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은 미국인을 위한 긴급 업무나 러시아인에 대한 긴급 비자 발급을 제외한 영사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인을 고용하지 못하게 한 당국의 조치로 근무 인원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로이터는 냉전 이후 관계가 최저점에 도달한 미국과 러시아는 상대국에 파견할 수 있는 외교관 수를 놓고 다투고 있고,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 나라간 이달 회담에서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부과된 모든 제한을 해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고, 미국은 외교직원의 수와 비자 호혜성에 있어 동등함을 원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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