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현장에서]고용부의 ‘뒷북’…위드 코로나에 비대면 면접 신설?
뉴스종합| 2021-10-30 06:01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취업준비생 애로 경감 방안’에는 청년 취업준비생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정부의 따뜻한 시선이 담겼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장관으로 취임할 때부터 반드시 이것만큼은 해내겠다고 다짐한 것이 바로 ‘청년일자리 문제해결’”이라며 “단 한명이라도 더 많은 청년에게 ’취업‘ 성공의 기쁨을 드리는 것이 오늘 우리 정부와 기성세대에게 주어진 과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선한 의지’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선한 의지가 빛을 보려면 치밀하고 촘촘한 계획이 필요하다. 치밀하지 못한 정책의 결과는 처참하다. 정부가 스스로 실패를 인정한 ‘부동산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집값은 폭등해버렸고, 서민 주거비 부담을 덜겠다는 선한 의지는 퇴색했다. 고용부의 취업준비생 애로 경감 방안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선한 의지가 ‘세금 낭비’로 끝나는 게 아닐까 걱정이 앞선다.

고용부가 취업준비생 애로 경감 방안으로 가장 앞세운 정책은 AI면접 체험지원과 비대면 화상면접센터 운영이다. 채용 트렌드 변화에 따른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대면이 어려운 코로나19 기간 많은 기업들이 AI면접을 시작했고, 화상면접도 일상화됐다. 하지만 많은 취준생들이 화상면접 장소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AI면접 체험지원과 비대면 화상면접센터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은 나쁠 게 없어 보인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정부는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다. 거리두기 규제가 완화되면 불가피하게 비대면 화상면접을 진행했던 기업들은 면접장 문을 열 것이다. 그런데도 고용부는 세금을 써서 화상면접에 필요한 웹캠, 데스크톱, 조명기구 등을 갖춘 센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센터 신설 시기도 일상회복 3단계 이후인 2022년부터다. 청년 접근성이 높은 6개 권역에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6개 권역을 어디로 할 지도 정하지 않았다.

안 장관은 이번 방안을 발표하며 “지난 반 년동안 참 많은 청년들을 만났다”고 강조했다. 모든 방안이 청년 취준생들의 답답함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용부 내 담당자들은 정작 청년단체 등 명확한 카운터파트너도 밝히지 못했다. 정책이 치밀하고 촘촘하려면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해선 안된다. 어두운 방을 밝히려면 천장에 전등을 밝혀야 하는 법이다. 촛불만 키고 드러나는 문제만 보니 뒷북 정책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fact0514@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