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아파트 도색공 로프 절단한 30대女 "사전고지 없었다"
뉴스종합| 2021-11-02 15:42
태국 방콕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외벽 도색 작업원이 절단된 로프에 매달려 있다. [NDTV.com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태국 방콕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이 외벽 도색 작업원의 로프(밧줄)를 절단한 사건이 발생했다. 도색 작업원들은 발 빠른 대피로 화는 면했지만, 범행을 저지른 30대 여성이 "아파트 도색 작업에 대해 사전 연락을 받지 못해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공분을 사고 있다.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태국 방콕의 고층 아파트에서 34세 여성이 건물 외벽 도색 작업에 쓰이던 로프를 절단했다. 이 로프는 근로자 2명을 공중에서 지탱하는 생명줄이었다.

절단된 로프에 매달려 있던 도색 작업원이 26층 베란다로 들어오고 있다. [NDTV.com]

절단된 로프에 매달려 있던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 송 씨는 "다른 근로자 2명과 함께 32층에서 순차적으로 아래로 내려오며 외벽의 금을 보수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30층 부근에서 갑자기 로프가 느슨해지며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송 씨는 로프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아래를 보는 순간 화들짝 놀랐다. 10층 부근에서 한 여성이 창문을 열고 로프를 자르고 있었던 것.

송 씨는 곧바로 큰 소리를 지르며 아파트 주민에게 창문을 열어달라며 구조를 요청했다. 외부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26층에 사는 부부는 송 씨 등 일행을 재빨리 베란다로 들어오게 해 목숨을 구했다.

로프에 이상을 감지한 것은 송 씨를 포함해 두 명이었다. 옆에 있던 다른 동료는 이들을 지원하며 위기의 순간을 모면했다.

현지 경찰은 지난달 27일 이 아파트에 사는 34세 여성을 살인미수 및 기물손괴 혐의로 체포하고 기소했다.

용의자는 당초 혐의를 부인했으나 CCTV에 찍힌 영상과 로프에 남은 지문과 DNA검사 결과 후 범행을 인정했다. 다만,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외벽 보수에 대해 사전 고지가 없어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에서 살인 미수로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징역 20년형에 처해진다.

도색 작업원들을 도운 부부는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다.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건"이라며 분노했다.

한편 이들 도색공들이 아파트 베란다로 대피하는 영상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며 빠르게 퍼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살의가 없었다는 건 거짓말이다." "분노조절장애가 분명하다. 무섭다" "100미터 높이는 됐을 텐데 부부가 알아차려 천만다행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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