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등 이른바 ‘제3지대’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존재감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차기 대선은 이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의 초박빙 승부로 예상되는 만큼 ‘캐스팅보트’로서 몸값 높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일 “국민의힘이 야권 지지자들의 열망에 따라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하고 싶다면, 나한테 양보해주면 내가 압도적으로 정권교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1야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내가 정권교체 주역이 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대선출마 직후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둘러싼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안 대표는 전날에도 YTN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에 거듭 ‘양보’를 요구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자들이 안 대표를 포함한 다자경쟁 구도에 있을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밀린다는 점을 피력해 존재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공학을 앞세워 거간꾼을 행세하는 사람이 많으면 국민들은 국민의힘이...(중략)...정치공학에 의존한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고 안 대표와의 단일화 프레임을 경계하고 나섰다.

안 대표보다 먼저 제3지대 주자로 출마를 선언한 후 ‘새로운물결’을 창당한 김 전 부총리는 범여권과 ‘밀당’(밀고 당기기)을 벌이는 모습이다. 김 전 총리는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이재명 후보와의 1대1 토론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대 정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것들은 원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안 대표와 심 후보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스스로 시대교체 대상인 것을 알고 성찰해야 하는 분들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리를 뒀다.

심 후보는 ‘주 4일제’·‘3지대 연대’·‘책임연정’ 등 이슈선점을 통해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에도 입장문을 내고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후보에게 특검에 동의하라고 촉구했다. 특검 요구가 높은 여론과 진보 지지층 내에서도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엇갈린다는 점을 이용해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