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대선 양강 李·尹, ‘성장 비전’ 유능함으로 경쟁하라
뉴스종합| 2021-11-08 11:37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되면서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윤 후보의 양강구도를 갖추게 됐다. 이번 대선의 특이점을 꼽자면 거대 양당 후보 두 사람 모두 여의도 정치경험이 없는 ‘0선’ 후보라는 점이다. 원내 경험이 전무한 후보가 여당과 제1야당 ‘간판’으로 나선 것은 1987년 대통령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대선이 초유의 ‘0선 대결’이 된 것은 시사점이 크다. 여의도로 대표되는 기성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여야는 각각 ‘정권 재창출’과 ‘정권교체’를 말하고 있지만 상당수 유권자는 ‘정치교체’를 원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선수만 교체하는 정권교체는 구적폐를 몰아낸 자리에 신적폐가 들어서는 ‘적폐 교대’만 반복할 뿐”이라며 정권교체를 넘어선 시대교체로 차별화를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제3지대도 이 같은 민심을 읽은 것이다. 이·윤 두 사람 모두 역대급 비호감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성 정치의 대안이 될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거치며 당면한 현안을 정면돌파하는 추진력으로 유능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쌓은 게 정치적 자산이 됐다. 윤석열 후보는 살아 있는 권력에 굴하지 않는 결기로 ‘공정과 상식, 정의의 화신’이라는 이미지를 얻으며 일약 야권의 희망으로 부름받았다. 그러나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국정 운영은 지방정부 단체장 차원을 넘어서고, 정권의 독주와 일탈에 맞선 검사의 용기로 헤쳐나가기 어려운 과업이다. 유권자 가운데 부동층이 30∼40%에 이르는 것도 둘의 국정 운영능력에 의구심을 갖는다는 민심에 다름 아니다.

두 사람이 국정 운영능력에 믿음을 주려면 손에 잡히는 ‘성장 비전’으로 유능함을 입증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현재 2.2%인 잠재 성장률이 10년 내 0%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5년마다 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진다는 얘기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향후 5년간 경제 규모 대비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선진국 반열에 오른 35개국 중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6년 우리의 국가채무는 GDP 대비 66.7%로 올해 말(51.3%)보다 15.4%포인트 오른다는 것이다. 청년실업, 노인빈곤 등 고용과 복지비용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곳간은 비어간다는 시그널이다. 차기 정부는 그래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선도 경제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유권자들은 한국경제를 저성장의 수렁에서 건져낼 유능한 리더를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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