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지도부, 2030세대 탈당 놓고 해석 이견 보여
김재원 “40명이 전부…청년층 탈당 러시는 사실무근”
이준석 “수도권만 1800명…그중 2030세대가 75%”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후 현실화되고 있는 2030세대들의 ‘탈당러시’를 놓고 국민의힘 지도부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2030세대 탈당 현상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당내 갈등이 점화되는 모양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의 진의가 무엇이든 간에 (2030세대가) 자신들을 무시하고 애써 사태를 축소하려고 한다는 모습으로 비쳐지면 더 화가 나 탈당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강하게 제지하고 실제 통계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탈당 숫자를 가볍게 판단하고 함부로 재단하면 안 된다”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전날 2030세대의 탈당에 대해 한 언론에 “중앙당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대 종료부터 이날 오전 현재까지 확인된 탈당자 수는 40명이 전부”라며 “청년층 탈당 러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주말 수도권에서만 1800명이 넘는 탈당이 있었고 탈당자 중 2030세대 비율은 75%가 넘는다”며 “허위 정보를 유통시키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당 탈당 관련 집계자료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당대회 이후 서울시당 선거인단 중 탈당자는 623명, 그중 2030세대 탈당자는 527명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최고위원이) 언론이 조작하고 있다는 식으로 사태를 덮으려고 한 것 같다”며 “김 최고위원처럼 숙련된 정치인이 이런 발언을 했다는 건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같이 공개적으로 김 최고위원을 비판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건 2030세대의 탈당 현상을 등한시하는 발언의 역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후보 선출 결과에) 분노하는 탈당은 하루 이틀 더 국면이 있을 수 있다”며 “제가 당대표로서 해야 할 일은 젊은 세대가 지향점을 갖고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겸손한 자세로 젊은 세대와 소통을 늘려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주변에서 자극적 언사로 2030세대를 조롱하는 인사들이 발언하면 (2030세대의) 투표 의지가 약해지거나 무당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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