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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대란 장기화조짐, 속타는 경제
뉴스종합| 2021-11-10 11:32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가 회복 경로를 타던 우리 경제의 최대 ‘암초’로 떠올랐다.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자동차 등 제조업 생산이 위축된 상태에서 요소수 품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물류망이 막히면서 생산·수출·유통 등에 다발적 충격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그동안 성장을 제약했던 민간소비를 늘리기 위해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시행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했던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당초 예상했던 4% 성장은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게다가 국내 전체 물류의 92.6%를 차지하는 화물차들이 멈춰설 경우 경제 전반으로 충격파가 이어질 수 있다. ▶관련기사 2·3·9면

10일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 8일 정부가 ‘요소수 범부처 합동 대응 일일상황점검회의’를 가동한 이후 확보한 요소수 물량은 약 2만1700t으로 추산된다. 전날 요소·요소수 매점매석 합동 단속결과 민간 수입업체가 보관 중인 요소 3000t을 찾은데 이어, 중국이 한국 기업들과 기계약한 요소 물량 1만8700t에 대한 수출 절차를 진행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연간 국내 요소 사용량이 8만t가량이란 점을 감안하면 약 3개월치 물량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다. 정부는 11일 임시국무회의를 통해 요소수에 대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 경우 정부가 직접 생산·판매업자 등에게 생산, 공급, 출고 명령을 할 수 있고, 판매 방식도 정할 수 있다.

문제는 속도다. 정부가 조기 진화에 실패한다면 백신접종 확대와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살아나던 경기 회복세가 다시 하향곡선을 그릴 수 있다. 지난 3분기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은 0.3% 성장에 그쳤다. 1분기(1.7%), 2분기(0.8%) 성장률에 미치지 못해 정부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4.2%) 달성의 관건은 4분기라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미 생산 현장에선 요소수 품귀 사태 여파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류대란의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당장 요소수 가격 폭등으로 생계가 끊길 위기에 처한 화물연대 화물차 운전자들은 요소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며 이달과 다음달 두 차례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건설기계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레미콘 운전자 등 전국건설노동조합도 건설기계 노동자 구제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루 평균 423t의 요소수를 쓰는 시멘트 업계도 비상이다. 시멘트 생산이 중단되면 건설업 등 후방산업도 안심할 수 없다.

서비스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식자재나 각종 물품 운송이 어려워지면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 연쇄적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택배대란’이 위드 코로나로 탄력 받을 것으로 기대했던 ‘보복소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요소수 품귀 사태가 9년 9개월 만에 3%대까지 치솟은 물가(10월 소비자물가지수 3.2%)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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