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외교관 4명 탄 차량 택시 들이받고 도주
  경찰 신분 확인 불응·음주측정 등 조사 거부

주한미국대사관은 11일 미 외교관들이 운전 중 택시와 충돌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경찰조사를 거부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주한미국대사관은 11일 미 외교관들이 운전 중 택시와 충돌사고를 냈지만 도주한 뒤 경찰조사를 거부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주한미대사관은 이날 외교부 기자단에 보내온 입장문에서 “미국대사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언론 보도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한국 측 관할 법집행 당국에서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해명을 자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미 외교관 4명은 전날 오후 5시35분께 남산 3호 터널 인근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택시 오른쪽 후면 범퍼를 들이받았다.

그러나 운전자인 미 외교관은 사고 현장에서 내리지 않고 용산 미8군기지 게이트 인근까지 주행했고, 이에 택시 기사도 따라가 출입을 통제하는 미군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이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외교관 차량 번호판을 확인한 데 이어 신분을 확인하려 했으나 미 외교관들은 창문도 열지 않고 음주측정을 비롯한 모든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들은 기지 영내로 들어갔으나 경찰은 법적 근거가 없어 이를 막거나 제지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외교부를 통해 운전자가 외교관인 사실을 확인하고 주한미국대사관과 외교부에 경찰 조사 협조와 면책특권 행사 여부 질의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