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
보편복지엔 "한꺼번엔 어렵고 조금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으로 이동하던 중 어린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3일 여성할당제 논란과 관련,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했더니 실제로 누가 혜택을 보느냐,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을 본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전국 순회 버스인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에서 진행한 '국민반상회'에서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성(性) 할당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기도 통합공채 등으로 보면 맨날 여성이 성적이 더 높아서 무조건 남성 30% 할당한다"며 "이게 현실인데도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걸 아예 없애버리겠다고 하니까 박수를 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도식화, 고정관념, 세뇌 이런 것 때문에 제대로 판단을 안 하는 경향이 생긴다"며 "정보가 많은 사회일수록 진실만 유통되는 거 같지만 실제로는 신화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이분법적인 페미니즘-반페미니즘 공방을 넘어 현실에 부합하는 실용적인 접근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최근 이 후보는 SNS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며 여성가족부의 평등가족부 개편을 제안한 바 있다. 여기에 페미니즘 정책기조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인터넷 글을 의원들에게 공유하면서 여성계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행사에서 자신의 공약인 기본소득 등 보편적 복지정책에 대해선 "논쟁적이라고 시도를 안 하고 포기하면 영원히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만 한꺼번에 하는 건 어려우니 조금씩 하는 것"이라며 "그러니 급진적이 아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확보된 돈을 쓸 때는 선별해서 꼭 필요한 데 주는 게 맞다"면서도 "그런데 회비를 올려야 하는데, 회비 많이 내는 사람은 혜택을 빼고 회비 못 낼 정도의 어려운 사람은 더 주자고 하면 회비를 올리는 게 불만"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북유럽은 세금을 올리면 혜택이 늘어나는 것을 체감적으로 알아서 증세에 별로 반감이 없다"며 "그런데 우리는 세금 10원만 올려도 난리가 난다. 세금 올리는 거를 나를 위해 썼다는 것에 대해 경험이 없어서"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복지지출을 늘려야 경제 성장한다는 게 이미 십수 년 전에 난 세계적인 결론"이라며 "저성장 극복을 위해 공정성을 회복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양극화 해소해야 하고 그게 파이를 키워서 함께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극화가 왜 문제인가. 불평등 때문에 자원 효율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서 저성장이 오고 저성장의 결과마저 누군가가 독점하니까 점점 상황이 나빠져서 함정에 빠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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