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윤석열, 당 사무총장 등 선대위 인선 놓고 충돌
이준석, 김종인 출판기념회서 “현 대선과정서 18장 되새겨야”
18장, ‘경제민주화’ 아젠다 반대한 ‘문고리 3인방’·‘측근정치’ 우회비판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언급한 책 관련 대목이 김 전 위원장이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측근세력’과 충돌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일화를 담은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대선과정에서 새겨야 할 챕터"라고 언급한 제18장 내용의 일부. 제18장은 대선과정에서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등 측근세력의 방해로 김 전 위원장이 제안한 '경제민주화'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고 전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이 대표가 “대선을 앞두고 마음에 항상 걸리고 다시 일어보고 새겨야겠다는 챕터”라고 언급한 만큼 선대위 인선을 두고 윤 후보에게 사실상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 전 위원장의 출판기념회를 통해 출간을 알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제18장에는 김 전 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로 인해 ‘경제민주화’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우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풀었다.
책은 “나중에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뒤 외부 접촉과 일정을 좌지우지해 온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 화제가 됐는데 이미 그때부터 그들이 농간을 부렸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박 당시 후보와 단독 회동을 한 뒤 당대표, 사무총장, 상황실장, 선대본부장, 정책위원장, 경제자문 등 9명의 인사들로부터 사실상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18장은 “인수위가 꾸려지는 과정부터 종인은 불길함을 느꼈다”며 “발표된 5대 국정 목표에서는 경제민주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이상한 용어들과 함께 이름부터 엉뚱한 ‘창조경제’란 말까지 등장했다. 그리고는 모든 국민들이 경악했던 비선실세까지 등장하면서 결국은 탄핵까지 이르는 비극을 맞게 됐다”고 마무리된다.
김 전 위원장의 출판기념회와 이 대표의 축사가 이뤄진 이날 공교롭게도 한기호 사무총장 교체여부를 두고 당과 캠프 측 갈등은 극에 달했다. 국민의힘 대표실 관계자는 당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윤 후보 측을 겨냥해 ‘비선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날 윤 후보 측의 당내 중진 의원이 한기호 당 사무총장에게 사의 표명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문제제기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 발언하지 않고,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백브리핑도 갖지 않았다.
앞서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책의 18챕터를 언급하며 “2012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 여러 노력이 주마간산처럼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이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던 것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은 무엇을 이해하고 숙지하고 새기면서 일을 해야 하는지가 너무나도 이해하기 쉽도록 묘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선대위 구성을 두고 갈등을 봉합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날 3시경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중앙당사에서 긴급회동해 선대위 구성에 대해 협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회동에 대해 “사무총장 이견 같은 경우에도 증폭되는걸 경계한다”며 “협의점 도출해나가고 있고 사실 저희가 논의한 많은 내용 중에 그것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견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윤 후보와 저는 굉장히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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