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고삐 다시 죄는 유럽, 중환자 관리 못하면 우리도 위험
뉴스종합| 2021-11-16 11:10

유럽의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에 의하면 12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유럽의 주간 새 확진자가 211만7003명, 사망자는 2만8166명에 달했다. 독일은 13일 기준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3만6766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영국과 프랑스도 각각 3만6000명, 1만4000명을 넘었다. 코로나 대폭발이 우려될 만하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방역조치를 완화했던 주요 국가들이 속속 이를 다시 강화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스트리아는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12세 이상 국민은 아예 외출 제한에 들어갔다. 이 조치를 어길 경우 최고 1450유로(약 200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네덜란드는 방역 조치 완화 2개월 만에 부분 봉쇄를 다시 시작했다. 3주간의 한시적 시행이기는 하나 슈퍼마켓과 음식점은 오후 8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고, 그 외 상점은 오후 6시에 문을 닫아야 한다. 프랑스는 유럽연합(EU) 국가 중 처음 일부 유럽국가의 여행객 입국을 제한조치를 다시 시작했다.

유럽의 긴박한 상황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하나 우리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지 2주 만에 벌써 위기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000명대 수준인 하루 확진자 수에는 의미있는 변동이 없다지만 위중증 환자 수가 숨 가쁘게 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격리치료 중인 위중증 환자 수가 8월 이후 처음으로 400명을 넘어섰고, 16일에는 495명에 달했다. 백신 초기 접종자의 면역 효과가 떨어지면서 고령층 중심으로 돌파감염 환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 수용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의료 시스템으로는 대응 가능한 위중증 환자는 500명 수준인데 그 턱밑에까지 찬 셈이다. 실제 수도권의 중환자용 병상 가동률은 14일 현재 76.4% 수준이다. 방역당국이 비상계획 발동 기준으로 제시한 75%를 넘어섰다. 비수도권은 사정이 조금 낫다지만 빈 병상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더욱이 각종 모임이 많아지는 크리스마스와 연말도 목전이다. 어렵게 회복 중인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 다시 위협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유럽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사회적 제재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초점을 둬야 한다. 고령층 감염과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 감염 차단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접종 완료자에 대한 추가 접종 간격을 최대한 줄이는 게 그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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