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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시대 경제변화 따른 노동전환, 폴리텍이 큰 축 담당할 것”[피플&스토리]
뉴스종합| 2021-11-19 11:09

“경제구조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노동의 전환을 야기한다.”

지난 15일 만난 조재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직면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이사장은 “산업과 노동의 재편 과정에서 많은 근로자가 ‘예상치 못한, 준비없는’ 이직을 맞이할 수 있다”며 “정부가 내놓은 ‘공정한 노동전환’의 골자는 직무전환 훈련 지원을 통한 고용유지, 전직 재취업 지원 강화, 고용 위기 지역의 고용안전 지원, 디지털 실무 인재 양성 등으로 사실상 이 모든 것이 폴리텍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탄소중립 역시 전세계가 동참해야 하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지만, 그 파장도 만만찮다. 가장 우려하는 지점이 제조업 일자리 감소다. 실제 석탄발전은 친환경 발전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는 전기자동차로, 금융·유통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돼 이미 사업축소와 타 산업으로의 전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조 이사장은 “폴리텍은 더 바빠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폴리텍은 향상된 서비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교육훈련 뿐 아니라 이직·전직을 위한 컨설팅과 취업처 매칭 등의 코디네이팅 기능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환의 시기’ 우리 사회 노동전환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은 폴리텍을 지휘하고 있는 조 이사장은 노동정책 전문가다. 그는 우리나라가 섬유·의류, 가발, 신발 등 경공업 위주의 수출 주도형 전략에서 중화학 공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던 1978년 고려대 정치외교학에 입학했다. 전태일 열사 분신 등 ‘노동자 인권’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던 시절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에서 노동정책에 대해 연구했고, 1994년 노동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스스로 노동자로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1990년 초대 전국대학강사 노조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정책 전문가가 부족했던 김대중 정부에 발탁돼 대통령비서실 삶의 질 향상 기획단 기조실장에 이어 국정과제비서관, 정책관리비서관을 맡았다. 이후 후보시절 노무현 대통령의 ‘과외 선생님’으로 활동, 참여정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조 이사장이 가장 뿌듯해 하는 성과는 IMF로 고단하고 피폐한 서민들의 삶을 지켜야 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이른바 ‘생산적 복지’를 기초 생활 보장제 도입, 의료 보험제 완성, 국민연금 도입 등의 정책으로 그 기초를 닦고 실현한 것이다.

조 이사장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이빨 6개가 빠질 정도로 힘들고 밤낮없이 일에 몰입했지만 그만큼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IMF 외환위기, 코로나 경제위기 등 다양한 고용 위기 속에서 폴리텍은 항상 고용안전망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정부의 ‘공정한 노동전환 대책’에도 폴리텍은 큰 축을 담당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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