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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든 남자’ 김동은 “내년엔 다승·대상 슈퍼스타 되고파”
엔터테인먼트| 2021-11-23 11:18
2021 시즌 KPGA 코리안투어 신인왕을 획득한 ‘슈퍼루키’ 김동은이 내년엔 “슈퍼스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조범자 기자
김동은이 꽃꽂이하는 모습. 보여주는 작품들마다 다 수준급이다. [김동은 제공]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지난해 10대 돌풍에 이어 올해 걸출한 신인 탄생으로 2년 연속 신바람을 냈다. 데뷔 두번째 대회만에 우승한 슈퍼루키는 생애 한번 뿐인 신인왕까지 거머쥐며 투어를 이끌 차세대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 4월 군산CC오픈서 투어 첫승을 올리고 2021시즌 신인상을 획득한 김동은(24). 오는 25일 태국 푸켓의 블루캐년CC에서 개막되는 아시안투어 블루캐년 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올해 목표했던 우승과 신인왕을 모두 달성했다. 좋은 날도 있고 좌절한 날도 있었만, 그게 골프의 매력이다. 돌아보면 즐거웠던 시즌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우승하고 욕심냈더니 연속 컷탈락...많이 배웠다”=거센 바람이 불었던 군산CC오픈에서 그는 신인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운영과 승부사 기질로 역전우승을 일궜다. 178㎝ 72㎏의 체형에 300야드 장타를 때려내는 호쾌한 스윙도 골프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우승 기운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4개월간 9개 대회에 출전해 컷탈락만 4차례. 30위 이내에 한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욕심을 부린 거죠. 조금만 더하면 금세 또 우승할 것 같은 생각이 드니까 연습을 과하게 했어요. 제가 연습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그게 독이 된 거죠. 4번째 컷탈락한 뒤에야 완전히 내려놓았어요. 기분전환으로 머리염색도 하고 이제 즐겨보자 했는데 그때부터 다시 성적이 나오더라고요.”

봄과 여름, 지독한 성장통을 겪었던 김동은은 가을부터 다시 힘을 냈다. 9월 신한동해오픈서 5위에 오르며 우승 후 첫 톱10에 올랐고, 시즌 최종전인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7위로 마감하며 고대했던 신인왕도 품었다. 상금은 17위(2억 3237만원), 드라이브 거리는 8위(297.15야드)였다. 그는 “이제야 비로소 1부 투어에 적응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한해 3,4승 하는 선수 탄생하면 남자골프도 흥행”=송파초 3학년 때 골프 컴퓨터게임을 하다가 ‘실제로 해보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부모님을 졸라 골프채를 잡았다. ‘사교육 1번지’ 대치동서 갑자기 골프를 하겠다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단호했다. “중학교 졸업까지는 공부를 절대 놓으면 안된다.” 고된 선수생활과 학업을 병행한 그는 또래보다 늦은 스무살 무렵 두각을 나타냈고 21세에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함께 운동한 3년 선배 함정우(27)와 절친이다. “함정우 형과 박상현 형 모두 골프도사 같아요. 특히 상현이 형은 골프를 너무 잘해서 천재인가 싶고요. 형들 뒤를 그대로 따라가려고요.”

투어의 인기가 기대에 못미치는 점은 아쉽다. 김동은은 “상위권 선수층이 두꺼운 게 오히려 흥미를 반감하는 요인인 것같기도 하다. 여자투어의 박민지 선수처럼 한 해 3,4승 이상씩 하는 독보적인 선수들이 몇명 있으면 더 화제가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단 내년엔 관중이 입장할 가능성이 높으니 기대가 돼요. 화려한 세리머니도 하고 하이파이브도 하면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 흥행에 도움되지 않을까요. 그런 건 제가 자신 있거든요.”

▶“가장 기분좋은 수식어는 슈퍼루키...내년엔 슈퍼스타!”=‘꽃꽂이하는 꽃미남 골퍼’는 이제 김동은의 수식어가 됐다. 정적인 취미를 찾다 올해 처음 시작했는데, 취향저격이었다. 시즌 중에도 대회가 없는 주엔 꼭 플라워클래스를 들렀다고 한다. “선생님도 재능 있다고 하시고 주변 지인들에 선물하면 다들 너무 좋아하세요. 내년 시즌에도 계속 하려고요.”

코로나19로 1년8개월간 멈췄던 아시안투어가 이번주 재개된다. 25일부터 블루캐년 푸켓 챔피언십이, 그 다음주엔 라구나 푸켓 챔피언십이 열린다. 김동은은 아시안투어 시드를 갖고도 올해 처음 해외 원정에 나선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을 꿈꾸는 그는 “이제 시작이다. 욕심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적응하는 마음으로 하겠다. 재미있게 경기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가장 듣기 좋았던 말이 ‘슈퍼루키’였어요. 신인으로서 최고 영예잖아요. 2년차가 되는 내년엔 ‘슈퍼스타’가 되고 싶어요. 내년엔 올해 못이뤘던 다승과 대상을 목표로 다시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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