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반쪽짜리 대장동 중간수사, 남은 반은 결국 특검 몫인가
뉴스종합| 2021-11-23 11:35

대선 정국의 최대 이슈인 대장동 의혹의 검찰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됐다.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22일 배임과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녹취록을 제공한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는 수사에 협조한 점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24일 첫 재판을 받는다. 전담수사팀 출범 50여일 만에 ‘핵심 4인방’ 모두를 재판에 넘긴 것이다.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특혜를 주고 그만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사업 과정에 정치·법조계 고위 인사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로비 의혹이다. 검찰은 이 가운데 배임 의혹에 대해서만 이번에 수사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이마저 완전히 마무리된 게 아니다. 당사자들이 강력 부인하긴 했지만 해당 공모지침서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보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이른바 ‘윗선’ 수사는 손도 대지 못했다. 검사 20여명이 두 달간 매달린 수사의 결과물이 반쪽짜리도 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검찰이 대장동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른바 ‘50억 클럽’ 등 정·관계 로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계속 수사할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늑장·부실 수사 논란에 ‘쪼개기 회식’까지 더해져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얼마나 수사동력을 이어갈지 의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검찰은 긴 시간 동안 뭐했냐”며 “곽상도 전 의원 등 야권 인사 관련 수사가 미흡하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 주범은 지금도 잘못을 숨기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이 후보를 직격했다. 여야 모두 검찰 수사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장동 의혹 진상규명은 결국 중립적 특검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야는 그러나 대장동 특검을 두고 ‘동상이몽’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수사에다 부친 집 매각 의혹까지 특검 범주에 넣자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형적인 ‘물타기’라고 반발한다. 수사 형식을 두고도 생각이 다르다. 민주당은 상설 특검, 국민의힘은 별도 특검이 내부 입장이다. 또 윤 후보가 입건된 ‘고발 사주 의혹’도 특검으로 갈 건지 등 협상 대상은 한둘이 아니다. 특검이 도입된다 해도 대선 전 결과가 나올지 장담하기도 어렵다. 이러다간 자칫 우리 정치사의 불행인 ‘이명박 케이스’가 되풀이될 수 있는 것이다. 여야가 경각심을 가지고 협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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