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파월 이어 옐런까지 “現 인플레 상황, ‘일시적’이란 말에서 벗어나야”
뉴스종합| 2021-12-03 09:05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주최한 넥스트 컨퍼런스 화상 인터뷰에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transitory)’이란 단어를 더 이상 쓰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옐런 장관이 전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AFP]

[헤럴드경제=홍성원·신동윤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에 이어 미 경제를 이끄는 ‘투톱’이 잇따라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내놓은 것이다.

물가 상승이 미국 가계에 직접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온 가운데, 미 행정부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전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옐런 장관은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주최한 넥스트 컨퍼런스 화상 인터뷰에서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transitory)’이란 단어를 더 이상 쓰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가 다루고 있는 것(인플레이션)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 아니었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한 파월 의장의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파월 의장은 전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정책 입안자들은 내년 하반기에도 인플레이션이 사그라들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옐런 장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각은 불과 한 달 만에 정반대로 바뀌었다. 그는 지난달 3일 CNN 인터뷰에서 “현재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현상은 1970년대처럼 장기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이 신뢰받지 못해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불렀던 50년 전과 지금은 다르다”고 주장했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재닛 옐런(왼쪽) 미 재무장관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의 모습. [AFP]

이날 옐런 장관은 연준이 테이퍼링(자산 매입 규모 축소)을 가속화할 가능성을 내비친 점에 대해서도 “이치에 맞다”며 동의했다.

그는 “1970년대 발생한 ‘임금·물가 동반 상승 소용돌이’를 피하기 위해 임금 상승 추이를 잘 살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미 경제에 만성화할 가능성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이 인플레이션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적극 대응에 나설 것이란 신호를 발신한 건 민심 이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고민이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미 성인 1598명을 대상으로 ‘물가 상승이 개인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이날 발표한 자료엔 응답자의 45%가 인플레이션으로 ‘전면적인 곤란(total hardship)’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 소득 4만달러(약 4700만원) 미만 저소득 가구의 경우 71%가 곤란을 겪고 있었다.

모하메드 유니스 갤럽 편집장은 “대부분의 저소득 가구가 이미 피해를 입고 있다”며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앞으로 몇 개월간 어떤 모습을 보일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갤럽 자료]

옐런 장관은 이날 지난 3월 시행한 1조9000억달러(약 2236조원) 규모 경기부양책이 인플레이션 현상의 주요 요인이 아니라고 바이든 행정부를 엄호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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