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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준석 '극적 화해'…4일 부산서 함께 선거운동
뉴스종합| 2021-12-04 00:10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 후 취재진 앞에서 대선 승리를 다짐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잠행을 나흘 째 이어가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극적으로 화해했다. 여기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하면서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대선레이스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극적으로 화해한 윤 후보와 이 대표는 다음날인 4일에는 함께 부산에서 선거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윤 후보는 3일 밤 9시 40분께 이 대표와 울산 울주군 한 식당에서 만찬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막 김종인 박사께서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했다"며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기구 장으로서 당헌과 당규에서 정한 바에 따라 대통령 선거일까지 당무 전반을 통합조정하며, 선거대책기구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잠행에 나섰던 이 대표는 "'핵심관계자'를 경고한 것이지, 후보님과 어떤 이견도 없었다는 점을 밝힌다"며 "단 한 번도 서로 존중하지 않거나, 이견이 없었다는 점을 밝힌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윤 후보와의 만찬에 나서기 전 이날 오전 제주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분노하는 지점은 후보 옆에서 호가호위, 후보가 정치참여한 기간이 적단 이유만으로 부적적한 조언을 하면서 당의 노선과 충돌할 수 있는 행동들을 야기하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당장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과 방향, 아울러 이른바 윤 후보의 핵심관계자(윤핵관)에 대한 불만이 커보였다. 하지만 이날 만찬 이후 이 대표의 감정은 많이 누그러져 보였다. 전날 "이준석이 홍보비를 다 해먹으려고 한다"고 말한 인사가 있다며 인사조치가 필요해보인다고 했던 이 대표는 만찬 이후 "그분을 지목하진 않겠지만 엄중 경고한 것으로 하겠다"고 입장을 다소 선회한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오후 울산시 울주군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 후 포옹하고 있다. [연합]

본인이 반대했던 이수정 교수의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에 대해서는 "반대의견을 냈다는 것만 (회의록에) 남겨달라고 했고, 후보도 그걸 받아들였다"며 "그것은 이견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만찬회동과 맞물려 김기흥 선대위 수석부대변인과 임승호 당 대변인은 이날 "대선에 관한 중요사항에 대해 후보자와 당 대표, 원내대표는 긴밀히 모든 사항을 공유하며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 수석부대변인과 임 대변인은 "젊은 세대에 대한 적극적인 소통과 정책 행보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며 "(당무우선권에 대한 해석은) 후보가 선거에 있어서 필요한 사무에 관해 당 대표에게 요청하고, 당 대표는 후보의 의사를 존중해 따르는 것으로 해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 후보와 이 대표의 회동 초반까지만 해도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오갔다.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아이고, 잘 쉬었어요?"라며 이 대표의 '잠행'을 다소 가볍게 평가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대표는 "잘 쉬긴요, 고생했지"라며 받아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윤 후보가 "나도 전남 순천을 한번 가보려고 했는데 다음에는 같이 가자"고 말하자 이 대표는 "순천 출장이 저에겐 아픈 기억"이라며 지난 7월 30일 이 대표가 순천을 방문한 사이 윤 후보가 기습 입당하던 때를 거론했다.

화해는 윤 후보의 태도가 변화면서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선대위 보이콧' 조짐에 '리프레시'(재충전)를 언급하며 가볍게 여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오전 긴급 선대위 회의를 마친 뒤에는 "언제 어디서든 이 대표를 만나고 싶다"며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젊은 당 대표와 함께하는 것이 행운"이라고 강조했다. 중재자로 나선 김기현 원내대표도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신경전을 조정하는 데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녁식사 자리는 당초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 사이에 잡힌 약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후보와 이 대표는 4일 부산으로 가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하고 박형준 부산시장과도 만날 계획이다. 부산 일대도 돌아다니며 민심을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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