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인플레에 인건비까지...“병원비 인상 시간문제”
뉴스종합| 2021-12-06 11:2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장기간 안정세를 보여온 병원비까지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물류 대란에 따른 의료 기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사기, 수술용 실, 개인보호장구 등에 대한 가격이 오르고, 여기에 간호사 등 의료진 구인난에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며 의료 기관들의 비용 상승이 가시화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의료비가 2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5일(현지시간)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에 필요한 주사기의 주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 가격은 지난 10월 기준, 전년 대비 158%나 급등했다.

각종 필수 의료 기기 제조에 활용하는 폴리스티렌(PS), PET레진 등의 가격도 각각 같은 기간 112%, 77% 상승했다. 전년 대비 26% 오른 물류비용도 의료 기기 제조 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했다.

업계에서도 이 같은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매년 전 세계 190개국에 450억개의 의료 기기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주사기 제조업체 벡톤디킨슨앤컴퍼니(BD)의 토마스 폴렌 최고경영자(CEO)는 한 주요 외신과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원자재 가격이 2배 오르고, 팬데믹 기간 운송비가 3배 올랐다며 경영난을 호소했다.

그는 “향후 2년간 인플레, 인건비 상승 구도에서 탈출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자체적인 비용 구조 개선을 계획 중이지만, 가격 인상을 통해 고객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사기 가격 상승은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을 막기 위해 부스터 샷(추가 접종) 확대와 백신 접종 의무화에 나서고 있는 각국 정부와 의료 기관에도 비용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 현장에서 가속화 중인 인력난도 의료 기관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인난에서 승리하기 위해 임금 상승, 복지 확대 등으로 인건비 지출을 불가피하게 늘려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보험사 차티스 그룹은 “미국 지방 병원 99%가 인력 부족을 겪고 있으며, 96%는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부족한 인력을 메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병원비 인상은 물론, 민간 보험사에 대한 청구 비용 인상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에서 내년도 의료비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목소리로 전망했다.

글로벌 의료 전문 컨설팅 업체 앨타럼은 2022년 미국 내 의료비가 전년 대비 5~7%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 10월 의료 서비스 가격이 전년 대비 2% 상승했고, 지난 10년간 의료비 연간 평균 인상률이 2~3%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대폭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앨타럼은 “그동안 의료비는 의료계·보험사가 정부와 협상을 통해 설정해야만 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일반적인 물가 상승률에 비해 일정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다만, 내년엔 각국 정부가 의료계·보험사의 의료비 현실화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며, 지난 199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률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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