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단독]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기업결합심사 연내 진척 있을 것…지연될수록 위기”
뉴스종합| 2021-12-09 08:59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사장). [대한항공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사장)가 아시아나항공 통합의 ‘핵심 관문’인 기업결합심사를 두고 “연내 진척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우 사장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 ‘주한 중국대사 초청 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나 “기업결합심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를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핵심 국가에서 기업결합심사가 올해 내 마무리되지 못하고 해를 넘길 것으로 봐왔다.

이에 대해 우 사장은 “정기적으로 만나 논의하고 있고 자료 제출도 추가적으로 하고 있다”며 “연내 어느 정도 결론이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 공정위를 포함해 14개 국가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으나 11개월이 지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대만·터키·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베트남에서는 심사가 완료됐지만 필수신고 국가인 한국과 미국·EU·일본·중국, 임의신고 국가인 영국·호주·싱가포르 등 총 8개 국가에서는 아직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우 사장은 이날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에게 중국 내 기업결합심사가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이에 대해 싱하이밍 대사가 “신경 써서 지켜보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우 사장은 “정부 역시 조속한 통합을 바라고 있다”며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쟁 면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공정위가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통합 항공사의 운수권과 슬롯을 제한하는 조건부 승인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며 “글로벌 경쟁 등을 고려했을 때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 사장은 “각국이 독립적으로 결정할 문제지만 아무래도 한국 공정위의 결정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국가 간에도 이를 두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한 국가 위주로 노선 재개에 나섰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등장에 다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에 대해 우 사장은 “항공사들이 일부 회복하는 분위기였는데 다시 어려워졌다”며 “자가격리기간이 길어질 경우 공급 조정도 고려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사장은 “인천공항 승객 숫자가 코로나 이전에 비해 5% 수준”이라며 “이른 시일 내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개별 항공사의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황에서 양대 통합항공사 빅딜까지 늦어질 경우 국내 항공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양사는 2024년 1월 완전 통합이 목표였는데, 공정위 심사 등이 지연되며 전체 로드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본다”며 “공정위에서는 독과점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양사 항공기 대수를 합쳐도 250대 수준으로, 800대 이상을 운영하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등 글로벌 경쟁사에 비하면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는 재무적 부실이 더 쌓이고 있어 통합 빅딜이 장기화할 경우 경영 회복은 더 멀어진다”며 “대한항공이 약속한 고용 보장 부분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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