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헝다 ‘디폴트’ 공식화…계열사 징청 채권이자 976억원 못내
뉴스종합| 2021-12-10 05:54
헝다그룹 본부.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헝다를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하면서 헝다의 디폴트가 공식화했다.

9일 외신에 따르면 피치는 이날 헝다그룹과 계열사 헝다리얼이스테이트그룹의 신용등급을 기존 C에서 RD(제한적 디폴트)로 강등했다. 피치는 성명에서 8250만 달러(약 976억원)의 채권 이자 지급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자사의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경우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헝다는 6일까지 지급했어야 할 달러 채권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그간 헝다나 채권 보유인,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공식적으로 디폴트 선언을 하지 않았다.

헝다는 계열사 징청(景程·Scenery Journey)이 발행한 달러 채권 이자 8250만 달러를 지급 기한에서 30일의 유예 기간이 끝나는 지난 6일까지도 내지 못했다.

이번에 피치가 '제한적 디폴트'로 분류함으로써 국제 시장에서 헝다의 디폴트는 공식화했다. 피치에 따르면 제한적 디폴트는 채권 발행자가 채무 불이행을 했지만 파산 신청 같은 회수 절차가 개시되지 않고 해당 회사가 아직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피치는 이번 채무불이행이 '디폴트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헝다의 다른 달러 채권이 즉각 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간주되며 해당 채권 보유인의 25%가 상환을 요구하면 헝다가 이에 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헝다의 달러채권이 연쇄 디폴트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헝다의 역외 발행 달러 채권 규모는 총 192억 달러(약 22조7000억원)가량이다. 지난 6월말 기준 헝다의 총부채는 약 2조 위안(364조원)에 달하며, 역외 채권 규모는 10분에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앞서 헝다가 지난 3일 홍콩증권거래소 야간 공시를 통해 2억6000만 달러(약 3075억원)의 채무 보증 이행 의무를 이행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유동성 위기 때문에 이를 상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 헝다의 디폴트는 사실상 예고됐다.

중국 정부의 개입 아래 헝다의 채무 조정과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시장에선 전망한다. 헝다는 6일 국유기업,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리스크해소위원회가 출범했다고 공개했는데 이 위원회가 당국 주도의 헝다 사태 처리 실무팀 역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60만명에 달하는 주택 수분양자 등 자국 채권자 구제가 우선할 것이란 관측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라톤자산운용 등 헝다 채권 보유인들은 역외 채권 보유인이 상환 줄의 가장 뒤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며 "중국 정부는 사회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 경우에서는 주택 수분양자, (건설현장) 노동자, (헝다 관련) 투자상품 개인 투자자 등이 우선권을 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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