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집단자살과 다름없는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인구감소
뉴스종합| 2021-12-10 11:19

“우리나라 총인구가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50년 뒤에는 지금보다 2000만명 이상 줄어든 3700만명에 불과하고 그나마 남은 인구의 절반은 65세 이상 노인들일 것”이라는 통계청의 ‘2020∼2070년 인구추계’ 발표 내용은 한 마디로 섬뜩하다. 이보다 더 참담할 수 없는 한국의 미래상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한국 사회는 미래 없는 소멸로 간다. 5년 전 방한한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적한 ‘집단자살(collective suicide) 사회’와 하나 다를 바 없다.

통계청의 추계는 전혀 과장되지 않은 결과다. 오히려 낙관적이다. 근거가 터무니없는 것도 아니다.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출산연령도 상승할 것이고 3040 여성 인구가 4~5년 후면 늘어나기 시작해 2025년부터는 출산율이 회복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2035년엔 현재 0.8 수준인 출산율이 1.18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그래봐야 전체 인구수가 유지되는 2.1에는 터무니없이 모자란다. 미래에 닥칠 결과는 마찬가지란 얘기다.

문제는 이 같은 통계를 아무리 내놓아봐야 현실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럴 만도 하다. 어렵다 어렵다지만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고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5000달러를 바라볼 정도다. 게다가 지금은 인구가 가장 많다. 경제활동 인구도 최대다.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다. 청년 실업률이 사실상 20%다. 돈벌기 어렵고 애키우기 힘드니 결혼도 최대한 늦춘다. 자신 없으면 혼자 사는 걸 택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1인당 잠재성장률이 2030~2060년에 0%대로 하락한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던져도 귀에 닿지 않는 이유다. 지난 15년간 225조원을 저출산대책에 쏟아부어 놓고도 결실 하나 없이 이 지경이 됐는데 죄의식 하나 없는 역대 정부들 아닌가.

저출산과 고령화는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이라지만 이젠 출생률 제고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 60년대 90만명대, 2000년대 들어서도 50만명에 이르던 한 해 신생아 수는 이제 30만명도 깨졌다. 30년 후엔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 이상을 부양해야 한다. 이젠 아동수당과 같은 푼돈으로 아이 낳기를 바라는 건 안 된다는 게 분명해졌다.

근본적인 출생률 제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취업이 잘 되고 자녀교육 손쉽게 시킬 수 있으며 편히 쉴 내 집 마련이 어렵지 않다면 아이는 축복이다. 저출산대책은 정책의 모든 것이다. 이 분야 공약 하나 내놓지 못하는 대선주자는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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