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특별기고] 미래인재 뽑을 수능 외 대입 방식 마련돼야
뉴스종합| 2021-12-13 11:13

지난 11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있었다. 단 하루 진행되는 시험을 통해 몇년간의 학업 생활을 평가받는 자리. 최근 BBC에서는 수능을 8시간 동안의 험난한 마라톤으로 비유하며, “세계에서 가장 힘든 시험 중 하나”로 “대학 입시와 직업은 물론 미래의 인간관계까지 결정한다”라고 표현했다. 한국 학생들은 12년간의 학창 시절을 수능이라는 시험을 위해 보내고, 정해진 하루에 평가를 받는다. 학생에게 매우 커다란 압박으로 느껴질 것이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미래가 결정된다는 것이 합리적인 방식일까? 급격한 변화를 겪는 현시대에서 정형화된 수능 위주 대입제도만이 유일한 방법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20 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 직업 순위는 운동선수, 의사, 교사, 유튜버, 크리에이터, 프로게이머로 순으로 요즘 학생들의 관심 분야가 반영된 것을 볼 수 있다. 신생 직업이라고 볼 수 있는 크리에이터와 프로게이머가 희망 직업 순위 상위권에 위치했다. 이런 직업이 좋은 수능 성적을 받아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일까?

프로게이머, 크리에이터가 속한 e스포츠 업계를 한번 보자. 골드먼삭스에 따르면 전 세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지난해 약 1조원에서 2022년 약 3조5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막을 내린 롤드컵 결승전 최고 동시 시청자 수는 무려 7800만명을 기록, 타 전통 스포츠 인기를 넘어섰다. 작년 12월에는 e스포츠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정부와 기업의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다.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e스포츠 상설경기장 설립, 대회를 개최하며 생태계 구축에 팔을 걷어붙였다. 국내 메이저 프로 리그에는 우리가 알만한 맥도날드, 우리은행, HP 등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주요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는 어떻게 인재 양성을 하고 있을까? 필자가 몸담고 있는 젠지 이스포츠는 교육기관인 젠지글로벌아카데미를 설립해 체계적인 e스포츠 전문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일반 학위 과정과 e스포츠 수업이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프로 선수 육성을 비롯해 e스포츠 장학생으로서 국내외 대학에 진학해 업계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켄터키대학교, 국내 한성대학교에 입학한 졸업생들을 배출하며 e스포츠 인재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새로운 직업군과 그에 대한 기회가 계속해서 생겨나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강점을 인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관심 분야를 파악하고 본인의 능력을 개발해나가거나 입증해 보일 수 있는 수단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는 시대이다. 수능으로는 e스포츠와 같은 신생 업계에 변별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힘들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10년 전에는 없던 기술, 산업, 직업들이 탄생하며 새로운 인재상을 요구한다. 30년 가까이 유지된 수능제도가 다양한 꿈과 재능을 가진 학생들에게 무조건적으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백현민 젠지글로벌아카데미 디렉터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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