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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이영애, 산소 같은 이미지에서 파격 연기 변신 성공 의미
엔터테인먼트| 2021-12-19 14:12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이영애(50)가 변신에 성공했다. 이영애의 기존 이미지는 단정, 단아, 우아, 산소다. 파격적 변신은 딱 한번 했다.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2005)에서 “너나 잘하세요”라고 말하며 스릴러적 인물을 연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50대 중년 여배우의 연기 변신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대장금’이 큰 인기를 얻었던 중동지방에는 장금이(이영애)를 삶의 모델로 삼고 있는 어린 여학생도 있었다. 그런데도 헝클어진 머리와 츄리닝 차림으로 나온다면?

하지만 이영애는 큰 맘을 먹었다. 산소 같은 여자가 가장 산소와 거리가 먼 쓰레기 가득한 방구석에서 하루종일 틀어박혀 지내는 히키 코모리(은둔형 외톨이) ‘구경이’로 변신했다.

목욕을 안해 수시로 머리를 긁으며 게임 폐인으로 살고, 단 것과 맥주에 탐닉한다. 산발 머리에 트렌치 코트를 휘날리는 탐정 구경이로 분해,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기존 우아한 이미지를 깨고 나온 이영애의 변신은 드라마의 독특한 분위기를 이끌며 호응을 얻었다. 이영애에게 ‘구경이’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작품이었다.

파격 변신한 결과는 배우로서의 수명 연장이다. 이영애의 기존 이미지는 너무 오래 돼 젊은 층에게는 이미지로만 존재해왔다. 하지만 ‘구경이’에서의 변신을 통해 배우로서 현세대와 같이 호흡하는 캐릭터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연출 이정흠/극본 성초이)는 마지막회 시청률은 2%대로 끝났지만 고정관념을 깬 독특하고 신선한 스토리, 참신한 연출, 입체적 캐릭터들로 마니아층의 탄탄한 지지를 이끌었다.

이런 ‘구경이’에 대해 이영애는 “결혼을 하고 배우로서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고민을 할 때 찾아온 작품이다. 저에게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며, “’대장금’, ‘친절한 금자씨’가 벌써 10~20년 전 드라마다. 젊은 친구들은 저를 잘 모르더라. 젊은층에게만 어필이 되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팬분들이 팬아트도 보내주시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경이’는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기도 했다.

인상 깊은 댓글도 언급했다. “이영애 언니가 구경이를 해줘서 너무 고맙다” “이영애에게 이런 모습이 나올 줄이야” “내가 다섯살 때 대장금이 나왔는데, 구경이로 이영애의 연기를 제대로 봤다”는 네티즌의 글이다. 이영애는 “이런 반응들을 보고 정말 심쿵했다. 젊은 시청자들이 저에 대해 말하고, 환호해 준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고맙더라”며, “어떤 역할을 해도 자신 있게 할 수 있겠구나. ‘구경이’는 저에게 이런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작품이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영애는 “저에게 큰 응원이 된 ‘구경이’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하다.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저도 깜짝 놀랐다. 우리 드라마는 평범하지 않고 스펙트럼이 넓은 작품이라, 두 번, 세 번 더 보면 숨겨진 재미들을 찾아볼 수 있다. 끝까지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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