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자중지란 국민의힘, ‘새출발’ 각오로 선대위 전면쇄신해야
뉴스종합| 2021-12-22 11:16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조수진 최고위원과의 갈등 끝에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대선을 불과 두 달 남짓 앞두고 제1야당 대표가 선거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으로 전에 없던 일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크고 작은 분란은 늘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큰 선거를 앞두고는 겉으로라도 잠시 덮어두고 힘을 합하는 게 정치권의 속성이다. 그런데도 당 대표가 그 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것은 사실상 선거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내홍이 결국 갈 데까지 갔다는 의미다.

실제 국민의힘 선대위를 들여다보면 ‘이게 대선을 치르는 정당이 맞나’ 싶을 정도다. 우선 출범 2주 만에 선대위에 이름을 올린 인사가 500명이 훨씬 넘는다. 사공이 많은 배는 산으로 가게 된다. 조직도 방대해 8개 총괄본부와 20여개의 각종 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이런 매머드 조직으로는 수시로 급변하는 선거판 상황에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처가 쉽지 않다. 게다가 부서 간 칸막이가 높아 정보 공유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더 문제는 윤석열 후보 측근을 자처하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인사들이다. 저마다 ‘후보의 의중’을 내세워 조직 체계를 흔들대기 일쑤다. 후보와 가깝다고 대놓고 당 대표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조 최고위원의 경우는 그 한 예에 불과하다. 당 대표가 안팎의 비판을 무릅쓰고 선대위를 박차고 나온 것은 이러한 난맥상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리더십을 더 보여야 한다. 선대위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중재하고 봉합해야 할 책임은 전적으로 후보에게 있다. 하지만 윤 후보는 “그게 민주주의”라는 엉뚱한 말로 되레 부채질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보의 주변과 당 내분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무슨 낯으로 국가를 경영하겠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선대위를 전면 쇄신하고 새출발의 각오를 다시 다져야 한다. 실무 위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소통 채널을 더 넓혀야 한다. 정권교체의 열망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반문’ 정서에만 기댄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누구보다 윤 후보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김 위원장 자신도 “욕을 먹더라도 완강하게 이끌어갈 것”이라며 선대위 쇄신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 후보가 이번 사태 수습을 김 위원장에게 모두 위임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 결과에 이번 선거의 성패가 달렸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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