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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 1만원 투자도 된다…‘이색 재테크’ 플랫폼 인기
뉴스종합| 2021-12-23 07:01
아트테크 플랫폼 테사(왼쪽부터), 음악저작권 투자를 할 수 있는 뮤직카우, 한우 투자자와 사육 농가를 연계해주는 뱅카우 등 이색 재테크 플랫폼이 인기를 얻고 있다. [각사 제공]

예·적금 수익률은 쥐꼬리도 못 되고, 부동산은 ‘금수저’가 아닌 이상 언감생심이다. 재테크장벽을 뚫을 방법이 없을까? 2030이 주목한 것은 플랫폼을 통한 쪼개기 재테크. 애플리케이션으로 1000원단위 소액부터 투자가 가능해 재테크의 문턱이 확 낮아졌다.

‘사모님 비즈니스’였던 미술품은 아트테크(아트+재테크)로 거듭났다. 스타트업 테사(대표 김형준)는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검증된 미술품을 구매한 후 해당 작품의 소유권을 쪼개 판매한다. 테사 소유 작품이 펀딩에 나오면 회원 중 구매의향이 있는 이들이 지분을 갖는 셈이다. 펀딩 이후 8개월~1년여 후 작품을 재판매해 가격 상승분이 지분에 비례해 배당된다. 재판매 이전에도 회원끼리는 지분을 거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테사는 수수료를 받는다.

테사 측은 “샤갈과 앤디 워홀, 뱅크시 등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200위 안에 들어가는 ‘우량주’ 작품만 거래해 수익률을 어느 정도 담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앱을 선보인지 1년7개월만에 회원이 4만명을 넘었다. 작품 소유권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도 1만4788명이나 된다. 이달 진행한 뱅크시의 ‘러브랫’ 펀딩은 시작한지 1분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내가 쓰지 않은 곡으로도 저작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뮤직카우(대표 정현경)는 특정 곡에 대한 저작권료 분배청구권을 투자자들이 지분처럼 보유하며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음원수익이 발생하면 지분대로 배당한다. 배당수익은 물론, 회원간 지분 거래도 할 수 있다.

음악 저작권은 지난달 2021 한국재무관리학회 추계 정기학술연구발표회에서 금이나 채권, 주식보다 연간 평균 수익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로도 눈길을 끌었다. 당시 박세열·김승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와 김진희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2018년 1월 1일부터 2021년 6월 30일까지 주요 자산의 수익률을 분석했다.

표본 연구기간 동안 음악저작권의 연평균 수익률은 35.86%. 같은 기간 금 11.09%, 국내주식 10.18%, 해외주식 5.45%, 달러 1.65%였다. 음악 저작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뮤직카우도 2018년 출범 이후 지난 10월까지 누적회원 80만명, 거래액 2800억원을 돌파했다.

소(牛)에 투자하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스탁키퍼(대표 안재현)가 운영하는 뱅카우는 한우농가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6개월령 송아지를 투자자들이 공동 구매하면 농가가 2년여간 키워 경매로 넘긴다. 사료 등 소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을 제외한 수익은 투자자들이 지분대로 나눠갖는다. 뱅카우는 앞선 5번의 펀딩에서 모두 완판을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스탁키퍼는 지난달 22억5000만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처럼 플랫폼을 통한 소액투자 방식들이 이색 재테크의 전성기를 열었다. 휴대폰에 앱만 깔면 바로 시작할 수 있고, 소유권 쪼개기로 소액투자가 가능해 진입장벽이 없어졌다. 테사는 작품 소유권을 1000원 단위로 쪼개 판다. 뱅카우는 단돈 4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테사 관계자는 “1000원이라는 부담 없는 투자단위 덕분에 30대 회원이 가장 많다. 20대 회원도 40대와 비슷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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