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지난 29일 공개한 '1인 미디어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버 1인당 연간 수익은 1230만원 수준이었다. |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 지난 2019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30대 여성 A씨는 유튜브에서 채널을 개설하고 책을 소재로 한 개인방송을 시작했다. 전업 유튜버로 변신했지만 수입은 일정하지 않았다. 외국인 구독자를 위해 자막까지 제공하다보니 돈은 돈대로 들었다. 1년에 벌어들이는 수익은 1500만원도 채 되지 않았다. 부모님은 여전히 재취업하기를 바라고 있어 A씨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1인 미디어가 늘어나면서 개인방송을 하는 전업 유튜버가 늘어나고 있지만 A씨처럼 연간 벌어들이는 수익은 생계를 유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지난 29일 공개한 '1인 미디어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37.5%가 전업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가 많을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이를 기대하고 유튜버를 생계유지를 위한 직업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개인방송 채널을 개설하고 첫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개월에서 1년 미만’(22.1%)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2개월 이내에 수익이 발생했다는 응답도 21.3%에 달했다.
[망고보드 제공] |
그러나 개인방송으로 벌어들이는 실제 수익을 보면 전업으로 삼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다. 유튜버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2020년 한 해 벌어들인 수익은 총 123억원으로, 1인당 1230만원, 한 달에 120만원 수준이었다. 지난 2019년 1인당 640만원에 비해 약 2배 정도 증가했지만 고액 수입을 기대하며 유튜브에 뛰어든 이들에겐 여전히 낮은 수치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대부분은 영상 중간에 삽입되는 광고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광고를 통해 연간 1000만원 이상 수익을 달성한 유튜버는 전체의 7.8%에 불과했다.
광고 다음으로 협찬이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지만 일부 인기 유튜버에게 집중되는 탓에 ‘협찬으로 얻은 수익은 없었다’는 응답이 57.8%에 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지난 29일 공개한 '1인 미디어 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유튜버의 57.8%는 1년간 협찬으로 발생한 수익이 없었다고 밝혔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최근 들어 라이브 방송 중에 구독자들이 ‘쏘는’ 실시간 후원금 수익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역시 응답자의 68.4%는 ‘후원금을 통한 수익은 없었다’고 답했다. 구독자가 많은 일부 파워 유튜버들을 제외하면 개인방송 활동으로 기대했던 높은 수익을 얻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셈이다.
특히 게임 콘텐츠의 경우 이미 유튜브 시장에서 포화 상태인 탓에 채널을 개설하고도 수익 발생까지 3년 이상 걸렸다는 응답이 20.9%에 달해 문화예술·음악·쿠킹·IT 등 다른 장르보다 오래 걸렸다. 협찬을 받기도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게임 방송을 하는 이들의 72.5%는 ‘2020년 협찬으로 수익발생이 없었다’고 답해 정보전달 방송(72.8%)과 함께 협찬에 어려움을 겪는 ‘레드오션’ 장르로 꼽혔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