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보수 ‘발끈’에 ‘EU 의장국’ 佛 개선문 유럽기 게양했다 자취 감춰
뉴스종합| 2022-01-03 05:33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개선문에 유럽연합(EU) 상징 깃발이 걸려 있다.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유럽연합(EU) 의장국 임기 시작을 축하하며 새해를 앞두고 프랑스 개선문에 유럽기를 게양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영웅들을 기리는 개선문에 프랑스 국기가 아닌 유럽기를 거는 것은 참전용사를 욕보이는 행위이자 프랑스 정체성을 지우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31일(이하 현지시간) 개선문에 내걸렸던 대형 유럽기는 지난 1일 온종일 걸려있다가 2일 모습을 감췄다.

엘리제궁 관계자는 유럽기를 애초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이틀 동안만 게양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우파 공화당(LR) 대선 후보로 확정된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마크롱 대통령에게 유럽기를 내리고 삼색기를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올라 차기 대선에 마크롱 대통령이 출마하면 유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페크레스 주지사는 프랑스를 위해 희생한 군인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와 르콩케트라는 정당을 만든 에리크 제무르 등 차기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극우 진영 후보들도 일제히 마크롱 대통령을 비난했다.

르펜 대표는 프랑스 최고행정법원인 국사원에 마크롱 대통령을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제무르는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에 모욕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클레망 본 외교부 유럽담당 국무장관은 프랑스 앵테르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유럽을 포용하는 것이 프랑스의 정체성을 지우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프랑스는 올해 1월 1일부터 6월 31일까지 EU 의장국을 맡는 것을 기념하여 에펠탑, 팡테옹, 앵발리드 등 주요 명소를 남은 한 주 동안 파란색 조명으로 비출 계획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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