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여가부 폐지론’ 천명한 윤석열…대선, 젠더이슈 부상
뉴스종합| 2022-01-08 09:24

[헤럴드경제] 3·9 대선을 2개월 앞두고 젠더이슈가 점화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도화선이 됐다. 윤 후보는 7일 오후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의 글을 구체적 설명 없이 올렸다.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한다는 기존 공약에서 선회한 것이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당을 지지하는 민심이 그걸 더 원한다는 판단에 윤 후보가 여가부 폐지 공약을 며칠 전 전향적으로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2030 세대 내에서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과 이대녀(20대 여성)간 표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 같은 윤 후보의 공약에 이대남의 반응은 뜨거웠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지 4시간만에 호응 댓글이 5000개가 넘게 달렸다.

그러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성평등을 상징하는 보라색을 바탕으로 한 화면에 ‘성평등부(여성부) 강화’라고 쓴 맞불 페이스북을 올렸다.

윤 후보 페이스북을 패러디하는 방식으로 2030 여성 표심을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출근하며 지지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로 국회 여성가족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권인숙 의원도 윤 후보의 SNS와 관련, 페이스북에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노골적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성별로 편을 갈라 20대 남성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게으른 사고가 지겹고 한심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인터넷카페에는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하더니 이제는 반(反) 페미니즘 행보냐", "여성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는 비판의 글이 올라왔다.

민주당은 다만 윤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메타버스 시즌2, 걸어서 민심속으로' 일환으로 지하철을 타고 숙대입구역에서 총신대 역까지 이동한 후 역사를 나서며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의 이날 페이스북 글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여성 인권 관련 유튜브를 녹화,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를 받는 시점에 올라왔다.

이 후보는 이날 여성 인권 관련한 유튜브 '닷페이스'를 녹화했다가 일부 지지자들로부터 '출연을 철회하라'는 항의를 받고 해명하기도 했다.그는 페이스북글에서 "제가 출연한 미디어에 대한 우려와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어떤 청년의 목소리도 (청취하는 것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대남·이대녀를 잡기 위한 정치권 구애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여가부 존폐론이 젠더 이슈를 둘러싼 논란에 불을 댕길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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