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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어머니’와 각별했던 이재명…배은심 여사, 생전 “민주화 유공자법 제정” 당부
뉴스종합| 2022-01-12 12:46
지난해 5·18 기념일에 만나 인사를 나누는 고(故) 배은심 여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강영호 작가]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이한열 열사의 모친이자 ‘6월의 어머니’로 불렸던 고(故) 배은심 여사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특별회담을 갖고 “‘민주화 유공자법’ 제정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민주당 선대위에 따르면 지난 9일 별세한 배 여사와 이 후보는 지난 1989년 처음 만난 뒤 30여년 간 친분을 유지하며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당시 정계에 입문하기 전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이 후보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행사에서 배 여사를 처음 만나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주요 행사 때마다 만나 인사를 나눠온 이 후보와 배 여사는 지난해에는 1월에 이어 5ᆞ18 당시 특별 만남을 갖고 민주화 유공자법 제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배 여사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느껴온 소외감 등에 대해 토로하며 “민주화 유공자법 제정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당시 이 후보에 대해 “성남시장 때부터 눈여겨 봐 온 정치인으로 앞으로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한 배 여사는 당시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이었던 이 후보에게 “적극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배 여사의 민주화 유공자법 제정 당부에 대해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평소의 정치 철학”이라고 강조하며 배 여사의 평생 숙원이었던 ‘민주화 유공자법’ 제정을 위해 힘쓰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18 기념일에 만나 민주화 운동 유족과 기념촬영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아들인 이 열사의 한을 대신 풀어주겠다며 35년 넘게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던 배 여사는 지난달까지도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에 동참했다. 민주화운동 참가자에 대한 예우를 담은 민주화 유공자법 지난 1998년 제15대 국회에 처음 발의된 후 지난해까지 10여차례에 걸쳐 반복 발의됐다. 그러나 논의 때마다 정치적 합의에 밀려 법안처리 우선순위에서 밀렸고, 그 때마다 유족단체는 국회 앞에서 농성하며 제정을 촉구했다.

지난해 9월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시 지원 대상을 사망과 행방불명, 장애등급을 받은 자로 한정해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했지만, 야권이 ‘운동권 특혜’라며 반대해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후보는 지난 9일 배 여사의 빈소를 찾은 직후 “(배 여사는) 최근까지도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이들의 죽음이 과거로 끝나지 않고 미래세대에 대한 교훈이 될 수 있도록 ‘민주 유공자법’ 제정을 위해 열성적으로 활동해주셨다”라며 “어머님의 뜻을 가슴 속에 깊이, 단단히 새기겠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반드시 지켜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대선 상대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같은 날 배 민주화 유공자법 제정과 관련한 질문에 “오늘 처음 이야기를 들어서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라며 “서울에 가서 당 지도부와 이 문제를 상의해 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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