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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200만원-주택공급 250만호…누구 공약일까요?
뉴스종합| 2022-01-14 09:4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닮아 가고 있다. 세부 공약은 물론 메시지 발신 방법과 양식마저 유사해지는 양상이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는 짧은 메시지 공약을 내놨다. 메시지가 짧은만큼 각인 효과는 컸다. 이 후보측 반응도 나왔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윤석열 후보님, 우리 오랜만에 통한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내놓은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이 이 후보가 지난해 낸 공약과 같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약 우선권’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부문에서는 공교롭게도 두 후보의 공약이 숫자까지 같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집권 후 부동산 공급 규모를 ‘250만호’라고 내놓고 있다. ‘용적률 500%’ 상향은 윤 후보가 먼저 내놨던 공약이다. 윤 후보는 지난해부터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을 현재 ‘300% → 500%’로 높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노원 재건축 현장을 방문해 ‘용적률 500%’ 공약을 뒤따라 냈다.

생활밀착형 공약 발표는 이 후보가 앞섰다. 이 후보는 화제가 됐던 ‘탈모 공약’을 14일 처음 공식화 했다. 탈모 치료에 소요되는 비용을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방안이다. 이 후보는 ‘소확행 공약’으로 현재까지 40여개의 공약을 제시했다. 윤 후보측은 ‘심쿵약속’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윤 후보의 첫 공약은 택시기사 보호 칸막이 설치였다.

‘단문 메시지’ 공약은 윤 후보측이 먼저였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글자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공식적인 공약이냐 아니냐를 두고 후속 논란이 일었으나, 이 역시 ‘단문 공약’의 홍보 효과를 배가시켰다. 이 후보측도 반응했다. 이 후보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나은 변화 = 이재명. 더 나쁜 변화 = 윤석열’이란 단문 메시지를 올렸다. 글자 수는 16글자에 불과했다.

‘인공지능(AI)’을 선거 운동에 활용했다는 점도 유사 대목이다. 이 후보는 AI기술을 활용해 ‘이재명 챗봇(대화로봇)’을 선보였다. 이 후보에 대해 궁금한 사항을 입력하면 AI가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설명해주는 기술이다. 보다 앞선 기술은 윤 후보가 선거운동에 적용한 ‘딥페이크’ 기술 기반의 선거운동이다. 윤 후보의 얼굴, 표정, 머리스타일과 목소리까지 같은 ‘AI 윤석열’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1일 ‘딥페이크 선거운동’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경쟁하던 대선 후보들이 서로의 공약을 가져다 쓰거나 비슷한 방식의 선거운동을 하는 양태는 예나 지금이나 유사하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선 모든 후보가 ‘최저시급 1만원’ 공약을 낸 바 있고, 2012년 대선에선 여야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를 대선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올해엔 코로나19 상황 하에 치러지는 대선이기에 공식 유세 양태 역시 닮을 공산이 크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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