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태국 신년 제사상에 돼지머리 대신 오른 이것 [영상]
뉴스종합| 2022-01-14 14:33
태국 북부 차이야품주 한 절에서 제사에 올릴 구운 생선에 향초가 꽂혀 있다. 소스도 빼놓지 않았다. [방콕포스트 유튜브 채널]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태국에서 새해 안녕과 복을 기원하며 올리는 제사 상의 대표 메뉴가 바뀌었다.

태국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제례에 보통 돼지 머리를 올리는 게 전통이다. 하지만 올해는 돼지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13일(현지시간)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태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kg 당 230밧(약 8200원) 정도다. 1년 전 kg 당 150밧(약 5300원)에서 35% 뛰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해 가격의 배에 가까운 260밧(약 9300원)에 거래된다.

이달 말 음력 설을 앞두고 돼지고기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돼지 고기 가격 폭등에 북부 차이야품주 주민들은 매해 제사 공물로 바치던 돼지머리를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올해는 대신 구운 생선에 초를 꽂아 올렸다.

돼지머리에 초를 꽂고 꽃 장식을 꾸며 올려야 제대로 된 제사상이다. [방콕포스트 유튜브 채널]

이 곳 주민들은 예년 돼지머리 가격은 500∼600밧(약 1만8000∼2만1000원)이었는데, 최근에 800∼1200밧(약 2만9000∼4만3000원)가량으로 거의 두 배로 올랐다고 울상을 짓고 있다.

한 주민은 방콕포스트에 “매년 새해 즈음에 아이들은 9마리의 돼지 머리를 제사상에 바쳤는데 돼지머리 한 개에 가격이 1000밧(약 3만5000원)이 넘었다"면서 당국이 치솟는 돼지고깃값을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국 관광지에서 맛 볼 수 있는 악어고기가 돼지의 대체재로 떠오르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나콘파톰주의 한 악어농장 주인은 최근 페이스북에 악어 고기를 1㎏당 105밧(약 3700원), 30kg 구매 시 kg당 70밧(2500원)에 판매한다는 광고 글을 올렸는데, 악어고기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태국 한 악어농장 주가 올린 부위별 악어고기 광고 표시. [방콕포스트]

30년 넘게 악어 농장을 운영하며 악어 1만 2000마리를 기르고 있다는 농장주는 "돼지고깃값이 비싸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이제는 악어고기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악어 고기는 더 싸고 더 맛있으며 지방은 적고 단백질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태국에선 코로나19 발(發) 사료 가격 상승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우려까지 겹치면서 양돈 농가가 대거 폐업했다. 설을 앞두고 돼지 고기 수요는 증가했지만, 공급은 딸려서 가격이 치솟은 것이다.

태국 정부는 내수 충족을 위해 돼지 수출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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