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김건희·‘건진법사’ 논란에…尹, 네트워크본부 해체 ‘강수’
뉴스종합| 2022-01-18 11:3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사회복지사협회에서 간담회를 갖기 전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또다시 ‘무속 논란’에 휩싸였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이른바 ‘7시간 통화’에서 “나는 영적인 사람이라 도사들과 삶에 대해 얘기하는 걸 좋아한다”고 한 데 이어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이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운영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국민의힘은 무속인이 드나든 것으로 지목된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즉각 해산시켰다.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이다. ‘무속 논란’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최서원의 개명 전 이름)씨를 연상시키는 만큼, 논란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서는 ‘무속 논란’이 되풀이될 경우 중도층 외연확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시간 부로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한다”며 “네트워크본부는 후보의 정치입문 무렵부터 함께한 조직으로, 해산 조치는 당연히 (윤) 후보의 결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한 불필요하고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후보에게 계속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은 계속해서 제거해나가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한 매체는 ‘건진법사’ 명칭을 쓰는 무속인 전모 씨가 선대본 고문 직함으로 활동하며 후보의 메시지와 일정, 인선 전반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무속인이 지난 1일 여의도 선대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를 방문한 윤 후보의 등을 툭툭 치며 동선을 주문하는 영상을 공개키도 했다.

국민의힘은 “전 씨는 무속인이 아닌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으로, 몇 번 드나든 적은 있으나 고문으로 임명된 적은 없고 선대본부 운영에 개입할 여지도 없다”고 부인했다. 윤 후보 역시 “황당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이 네트워크본부를 해산시키는 ‘강수’를 둔 것은 ‘무속 논란’이 윤 후보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전날 윤 후보와 무속인 연관설을 제기한 강진구 열린공감TV 기자, 김어준 tbs 뉴스공장 진행자와 진행관계자 등 3명을 대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해 당내 경선 당시에도 ‘손바닥 왕(王)자’, ‘천공스승 논란’ 등에 휘말리며 몸살을 앓았다. 여기에 해당 보도와 김건희씨의 ‘도사와 대화’ 발언이 맞물리며 파장이 증폭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윤 후보는 ‘무정스님’으로 알려진 역술인의 소개를 통해 김건희 씨를 만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즉각 ‘엄호모드’에 들어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유튜브 채널 뉴스토마토의 ‘노영희의 뉴스IN사이다’에서 일간지 ‘오늘의 운세’를 거론하며 “많은 비과학적인 것들을 개인이 받아들이고 삶에 적용하는 부분이 있다”며 “이런 것 때문에 우리 후보 배우자가 영부인으로서 자질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라고 두둔했다.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무속 논란’에 대해 “상식적으로 말이 되겠는가”라며 “설마 그럴 일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여권에서는 즉각 공세의 고삐를 죄고 나섰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도 ‘굿힘당(굿+국민의힘)’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전날 윤 후보를 겨냥해 “국정에는 운수에 의존하는 무속 또는 미신이 결코 작동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정윤희·신혜원 기자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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