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화대 안 주니 미투”…김건희 ‘미투 폄훼’에 외신도 비판
뉴스종합| 2022-01-18 11:4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미투 발언’을 놓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한국 대선후보 부인의 미투 발언이 공분을 사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한 언론인과 통화 도중 “화대를 안 주니 미투가 일어났다”는 김씨의 발언을 두고 외신은 “한국 대선에서의 젠더 갈등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영국의 ‘인디펜던트’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지난 16일 공개된 김씨의 ‘7시간 녹취파일’ 중 “미투는 돈을 안 챙겨주니 터지는 것”이라는 발언을 조명했다. SCMP는 “윤 후보 부인의 발언이 유튜브 등에서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젠더 갈등이 대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매체는 “SNS를 중심으로 김씨가 미투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오히려 성범죄자를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사건 당사자인 김지은 씨는 ‘김씨가 한국의 미투운동을 완전히 조롱했다’고 비난하며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디펜던트’ 역시 전날 “‘미투는 남성들이 돈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윤 후보 부인의 발언이 분노를 사고 있다”며 “김씨의 사과에도 여성활동가들은 ‘미투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MBC를 통해 공개된 김씨의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과거 한 언론인과 통화에서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그걸 잡자고 했잖아. 뭐 하러 잡자고 하냐”며 “난 안희정이 솔직히 불쌍하더만.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되게 안희정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 여기는”이라며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라고 주장했다. 보수정치인들과 달리 진보정치인들이 화대를 안 줘 미투에 당했다는 식의 발언을 두고 안 전 지사로부터 피해를 입었던 김지은 씨는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했다.

김씨는 이후 MBC에 보낸 서면을 통해 “성 착취한 일부 진보인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적절한 말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했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 고문을 맡고 있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SNS를 통해 “이번 '서울의 소리'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 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국민의힘 선대위 여성본부 고문으로서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이 교수는 “‘쥴리설’'로 인한 여성 비하적 인격 말살로 후보자 부인 스스로도 오랫동안 고통받아왔었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신 김지은 님의 고통에 대해서는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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