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거티브론 못 이겨” 돌파전략 고심
尹 후보에 미세한 열세 “이대론 쉽지않다”
정청래 ‘이핵관 논란’ 친문-비문 갈등까지
정책·비전으로 설 민심 확실히 잡기 올인
“TV토론-표 연결은 다른 문제” 신중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코트에서 문화예술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내 위기감이 감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뒤진다는 조사결과가 1월 중순 이후 부쩍 늘면서다. 민주당 선대위의 돌파 전략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미래’다. 이 후보가 집권후 만들 국가가 상을 제시하고, 민생의 구체적 변화를 꼼꼼히 언급하며 이 후보만의 특장점인 높은 정책 이해도로 ‘네거티브 공세’를 비껴 ‘긍정적인 미래국가상’을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민주 선대위, ‘지금 위기’=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19일 헤럴드경제 기자와 만나 “전략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경제 대통령을 부각한다든가 손에 잡히고 뚜렷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인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TV토론만 하면 차별점이 부각될 것이라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 말을 잘하는 것과 말을 잘하는 사람에게 표를 던지는 것은 전혀 다른 두 행동”이라 강조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록 기준 대선 전 50일(1월 18일)을 전후해 발표된 여론 조사 10개를 살펴보면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뒤진다는 조사결과가 3곳(뉴스핌·뉴스토마토·데일리안), 오차범위 내 열세란 조사가 3곳(중앙일보·조선일보·오마이뉴스), 오차범위 내 우세란 조사가 3곳(JTBC·뉴스원·SBS), 오차범위 밖 우세란 조사가 1곳(서울경제) 등이었다. 국민의힘이 당 내홍으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두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하던 12월말~1월초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민주당 선대위 내에선 ‘위기’라는 목소리가 줄을 잇는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아직 이뤄지지도 않았는데 이 후보가 윤 후보에 열세라는 조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40% 안팎인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낮다. 정권교체 여론은 60%에 육박하는 한달전 상황으로 되돌아갔다. 당내 오래된 갈등의 진원이었던 ‘친문-비문 갈등’은 정청래 의원의 ‘이핵관 논란’으로 재점화 양상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친문 인사들 가운데 ‘이재명은 안된다’는 분들이 선거를 포기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TV토론, ‘미래상’ 제시=설 연휴 기간 중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TV토론은 민주당 선대위가 ‘설 민심’을 확고히 다잡는 분수령 승부처로 꼽고 있다. 특히 양자 토론 형태로 진행되면서 이·윤 두 후보의 장단점이 명확히 대중에 각인될 지점이 TV토론이 될 것이란 기대다. 다만 전문가들은 역대 선거에서 TV토론의 영향은 ‘집토끼 다잡기’용이었다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오영훈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가 가지고 있는 비전과 정책을 최대한 어필하는 방식으로 TV토론에 임할 예정이다. 인물 경쟁력에선 이 후보가 확연히 앞서고 정책 숙지도나 국가 운영 비전에서도 윤 후보에 비해 이 후보만이 갖는 차별적 우위가 있다. 이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네거티브로는 우리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한다. 선거에서 이길 수도 없다. 이 후보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 국민의 삶을 어떻게 나아지게 할지를 보여줄 예정”이라 말했고 김병욱 민주당 선대위 직능본부장은 “TV토론에선 누가 더 실행력이 있는지를 보일 예정이다. 정책 이해도와 추진력 등 이 후보만의 강점을 돋보이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TV토론이 선거의 결정적 변수가 될지에 대해선 신중론이 다수다. 신율 교수는 “설 명절 중 TV토론을 한다고 하는데 변수가 안 된다. 미국에서도 힐러리와 트럼프의 TV토론 시청률이 역대 가장 높았는데 평가와 무관하게 트럼프가 당선됐다”고 밝혔다. 강문규·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