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전이 야권 단일화 골든타임
내주 후반엔 단일화 협상 시작해야
양자토론보다 단일화 이슈 효과적
공식선거운동 전 후보 확정이 관건
李-安 거친 신경전…논의 임박 관측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혁신, 도전, 미래’ 조선비즈 2022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축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지지율이 백중세로 이어지면서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사이 단일화가 대선 전 최대 변곡점으로 떠올랐다.
역대 대선 단일화 사례를 종합하면 단일화의 마지노선은 대선 D-40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전 후보 단일화를 이뤄야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명절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설 민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설 연휴 전 양자 TV토론이 아닌 단일화 이슈가 화두에 올라야 ‘정권교체’를 원하는 50% 안팎의 민심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서는 이 셈법에 따라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늦어도 내주 후반에는 시작해야 하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도 D-40을 전후해 단일화가 급물살을 탔다. 현재의 ‘2강’ 구도와 가장 유사하고 단일화 성공 사례로 꼽히는 2002년 제16대 대선이 대표적이다. 대선일을 46일 앞둔 11월3일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에게 공식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선거를 42일을 앞둔 11월7일 양측은 단일화 협상단을 구성했고 최종 단일후보는 선거 25일 전인 11월24일 확정해 노 후보가 당선됐다.
‘1강 2중’의 구도였던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는 선거 50일 앞둔 10월30일 문재인 후보 측이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 협상을 공식 제안했다. 일찌감치 단일화 이슈가 시작됐지만 선거 37일 전인 11월12일에서야 협상단이 구성됐고, 선거 26일 전인 11월23일 안 후보가 후보 사퇴 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단일화 아닌 단일화’가 이뤄졌다. ‘1강 2중’ 구도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지만, 협상 이슈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단일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실패한 사례로 꼽힌다.
이를 종합하면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이슈는 선거 45일 전인 내주 초, 늦어도 선거 40일 전인 내주 후반에는 전면에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또, 장기간 기싸움으로 지지부진할 경우 역효과가 나올 수 있기에 단기간에 마무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 후보의 신경전이 거칠어지는 것도 단일화 논의가 임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2강’ 구도의 박빙에서 단일화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 없다”는 입장에서 “안일화”를 언급한 것 역시 먼저 단일화 카드를 꺼낸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 대표의 발언 수위가 아슬아슬한 점은 변수다. 이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에서 안 후보에 대해 “본인이 하는 건 되돌아보지 못하고 아직도 ‘나 때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정치하니까 옹졸하다”고 말했다. 선을 넘나드는 발언이 단일화를 위한 상대편 기죽이기인지, 개인적인 감정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팽배하다. 윤 후보가 설 전에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실제 최근 들어 윤 후보가 다시 선두를 달리기 시작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으로 단일화 논의 자체를 배제하는 것은 위험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후보 측에서는 1위하는 여론조사도 나오니 과거의 지지율을 회복하면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이긴다는 생각이 있을 수 있다”며 “40%의 지지율을 얻지 못하거나, 너무 늦은 회복세라면 시간만 가고 굉장히 위험하다”고 내다봤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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