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특위, 尹의 청년 이해도 변화의 결과물
여가부·병사 공약은 이대남만 위한 것 아냐
선거 과정서 당 혁신…미래·청년 정당 변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빠르게 반등한 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일종의 ‘온라인 혁명’이 일어난 덕분입니다. 혁명적 시기에는 하루 만에 역사가 바뀌잖아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게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하태경(사진)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30세대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고 윤 후보가 그 마음을 정확히 읽지 못하다가 ‘윤 후보가 우리를 이해해줬다’며 2030세대의 오해가 풀린 순간 절대적 지지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의 성격에 대해서는 ‘세대혁명’으로 정의했다. 그는 “2030세대의 전파 에너지가 다른 세대를 압도한다”며 “커뮤니티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2030세대가 전도사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혼자만 알고, 혼자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친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발족 11일차를 맞은 게임특위는 게임 뿐 아니라 젠더 이슈 등 2030세대 현안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기구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게임특위는 청년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다.
하 위원장은 윤 후보의 청년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면서 게임특위가 생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의 비중이 과거와 다르다는 의견을 후보 확정된 이후부터 강하게 이야기했는데 초반에는 수용이 잘 안됐다”며 “그러나 윤 후보도 청년 중심 노선의 의미를 더 강하게 이해하게 됐고 결과물이 게임특위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 후보는 이달 초 선거대책위원회 해체를 선언하고 이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한 이후 줄곧 청년층을 겨냥한 공약과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 대표의 선거 대전략인 ‘세대결합론’을 포용한 결과다. 특히,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원’ 등의 단문 공약은 ‘이대남(20대 남성)’을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윤 후보의 광폭적인 ‘청년 행보’가 남성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 위원장은 이에 대해 “남녀가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내 오빠’, ‘내 여동생’, ‘내 엄마’ 이렇듯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다”며 “여가부 폐지와 병사 월급 공약이 이대남들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건 상당한 왜곡”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가부 폐지는 남자는 찬성하고 여자는 반대하는 구조가 아니라 실제 여론조사를 보면 여성들도 폐지에 찬성하는 비율이 많다”며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 역시 여성들 중 약 70%가 찬성하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고 했다.
최근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7시간 통화 녹취’ 방송 이후 2030세대 남성을 중심으로 ‘퀸건희’, ‘걸크러쉬’ 등 김씨에 대한 뜻밖의 우호적 평가가 나왔던 것과 관련해 “대체로 비즈니스를 하는 여성들은 사람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여장부 기질이 있다. 자기 의견이나 소신이 뚜렷하다”며 “그런 면이 2030세대들이 갖고 있던 김씨에 대한 편견과 달랐기 때문에 재발견 요소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후보 부인이 인간적 관계를 상당히 신중하지 못하게 다뤘던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못 느끼면 안 된다”며 “앞으로 더 조심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하 위원장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 후보에게 선대본 합류 조건으로 재보궐선거 일부 지역의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공천 문제는 대선 국면에서 상당히 예민한 문제이고 그래서 공천심사위원회 밖에선 언급을 자제해야 된다”며 “윤 후보가 공천 논란에 대해 조기에 불을 잘 껐다”고 평가했다.
앞서 윤 후보는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워놨다”며 홍 의원의 요청을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하 의원은 “아직 2030세대가 우리 당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약하다. 기존 지지층인 6070세대가 주도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 선거 과정을 통해 우리 당이 미래정당, 청년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윤희·신혜원 기자, 사진=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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