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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제재총괄’ 출신, 주한대사로 내정
뉴스종합| 2022-01-27 09:43
1년 넘게 공석중인 주한 미국대사에 미국 국무부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낸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대사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공석이었던 주한 미국대사에 필립 골드버그 주콜롬비아 대사가 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작년 연말 골드버그 대사를 내정한 데 이어 지명 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국대사는 한국과 미국의 정권교체기와 긴박한 한반도정세 속 한미 간 외교적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핵심 통로다. 하지만 작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이임한 뒤 1년 넘게 공석중이었다.

미 백악관은 주한 미국대사 지명과 관련 “현재로선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접수국인 한국이 주재국 임명동의 절차인 아그레망을 마치기 전까지 말을 아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임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가 한국 정부에 통보된 상태라고 밝혔다. 향후 한국이 아그레망을 부여하면 미국은 이를 공식 발표하고 상원 인준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2006~2008년 주볼리비아 미국대사, 2013~2016년 주필리핀 미국대사, 2018~2019년 주쿠바 대사대리를 지냈으며 2019년부터 주콜롬비아 대사를 역임중이다. 미 행정부가 외교관에게 부여하는 최고위직인 ‘경력대사’(Career Ambassador)이기도 하다. 2010~2013년엔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09~2010년엔 ‘대북 저승사자’로 불리는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맡아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1874호 이행을 총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을 조율한 바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RFA에 바이든 행정부가 주한 미국대사를 지명하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미관계에서 껄끄러운 요소들을 제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8월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낸 니컬러스 번스를 주중국대사로 보내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을 주일본대사로 파견하는 등 중량급 인사를 중국과 일본에 보냈다. 반면 주한 미국대사는 해리스 전 대사가 떠난 뒤 크리스 델 코르소 공관차석 대리체제가 1년여 간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국 홀대론마저 불거지기도 했다.

북한이 연이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섞어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대북 저승사자로 불리는 미 국무부 대북제재 담당 출신이 주한 미국대사로 온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일각에선 골드버그 내정자가 원칙론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대북제재와 관련해 북한은 물론 대선 이후 한국 정부를 향한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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