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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 한미일-북중러 대결구도 심화 우려”
뉴스종합| 2022-01-27 10:45
미국의 군사원조 물자를 실은 수송기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도착, 공항 직원들이 물자를 내리고 있다. 미사일과 발사대 등이 포함된 이번 원조 물품의 규모는 총 80t에 이른다. 이는 지난달 미국 정부가 승인한 2억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의 일부다. [AFP]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미국이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정부도 이에 대한 동참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발발하면 ‘북중러 vs 한미일’의 대립구도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남북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26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하여 우리 경제와 동북아 정세에 미칠 파급 영향에 대해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논의 과정에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제재 동참 여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경제제재와 함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제재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군사적 지원이 아닌 제재 등과 관련해 미국 측과 대화가 이뤄 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경제제재에 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협력 관계로 양국은 경제 뿐만 아니라 동북아 안보를 놓고도 얽혀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당시 ‘반대 성명’을 내며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뜻을 같이 하면서도 대러시아 경제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경제제재에 참여한 국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전쟁은 국내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제 제반에서의 타격 뿐아니라 동북아 역학 구조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고재남 유라시아정책연구원장은 “한국은 경제 조치에 적극적인 동참이 아닌 수동적으로 동참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동북아 안보 환경이 한미일 남방삼각관계 대(對) 북중러 북방삼각관계로 대결 구도로 형성 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대한 포위 전략을 펼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도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힘을 모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고 원장은 “한반도 문제에 결국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한 제재가 논의 됐을 때 중국은 기권표를 던진 바 있다.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도 불가피하다. 제임스 킴 아산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가격과 LNG 가스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원유값과 가스값은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규모는 지난해 99억8000만달러(약 12조원)으로 전체 수출 중 1.5%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주요 기업들이 러시아에 진출해 있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주에 공장을 두고 TV와 세탁기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도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에서 TV와 가전제품을 만들고 있다. 현대차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두고 한해 약 20만대의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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