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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실용외교 이재명, 한국외교 업그레이드 적임자” [인터뷰]
뉴스종합| 2022-01-30 10:32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실용외교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이재명의 실용외교는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 일을 이념이나 당파적 이해관계 때문에 고집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오로지 국익을 추구하기 위한 실용입니다.”

국내 최고의 ‘북핵 전략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위성락(68·사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실용외교위원장을 지난 26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인근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노무현 정부 외교부 북미국장, 이명박 정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거쳐 주 러시아 대사에 임명돼 박근혜 정부까지 러시아 대사를 지낸 전문 외교관 출신이 어떻게 이재명 대선후보의 외교 책사로 합류하게 됐을까.

후보와 직접적 인연은 없었다. 처음엔 ‘현장을 잘 아는 실용적 측면의 조언 받을 만한 전문가’로 후보 측 인사의 추천으로 만나 정책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화가 잘 통한 것이다.

위 위원장은 “저는 진보·보수정부 양쪽에서 다 일해본 관료로서 각 정부에서 느꼈던 문제의식이 있었고 더 나은 진보외교, 보수외교의 문제점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며 “후보는 시종일관 실용을 강조했는데 그게 인상적이었다. ‘현실적으로 되지 않는 일은 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 후보에 대해 “현장에서 터득한 실용주의가 몸에 밴 것 같다”고도 표현했다. 단순히 말만 실용주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용외교위원회’라는 이름도 후보가 직접 작명했다고 한다. 위 위원장은 “그만큼 실용에 대한 생각이 확고한 분”이라며 “거기에 이 후보가 가진 상황판단력, 추진력, 과단성을 볼 때 어떤 누구보다도 한국외교 업그레이드에 더 적합한 지도자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글로벌 외교가에서 이 후보에 대한 편견도 상당 부분 불식됐다고 한다. 실제 이 후보는 최근 연속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규탄 성명을 냈다. 현 정부보다 더 높은 수위다. 결코 북한에 끌려다니거나 변화를 기다리기만 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다.

북핵 해결을 위해서는 비핵화·평화 프로세스의 동시 추진과 ‘탄탄한 한미 공조’를 강조했고, 최악 상태인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이대로 끌고 갈 순 없다”고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북한은 주적’, ‘선제타격론’ 발언에 대해서는 “남북관계, 한반도 주변 정세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굉장히 리스크가 있는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정도를 제외하면 지도자급 반열에 있는 분들이 선제타격을 얘기하는 일은 거의 없다. 외교적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하 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영입 당시 후보와 만나서 무슨 얘기를 나눴나

▶정책 얘기를 했다. 진보정부 대외정책이 어떻게 하면 좋은가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드렸다. 나는 진보정부서도 해봤고 보수정부에서도 일해본 관료니까. 나름대로 제가 가진 한국외교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 양 정권하에서 느꼈던 문제의식이 있다. 진보정부 하에서 느꼈던 문제의식도 이야기하고. 더 나은 진보외교. 보수외교의 문제점 등을 이야기 나눴다.

- 이 후보의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었나

▶이 후보가 시종일관 실용성을 강조한 게 인상적이었다. 후보가 '나는 모든 사항을 실용적으로 판단한다. 현실적으로 되지 않는 일은 하지 말자' 그런 이야기를 하셨다. 후보의 인생경험을 보면 현장에서 주로 활동 해왔다. 맨 처음에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호사로서 시민활동도 했고 시민들과 현장에서 공감하며 문제해결을 해온 활동가다. 그러다가 명성을 얻어 시장이 됐고, 도지사가 됐고 성공해서 여기까지 왔다. 전형적인 활동가이자 집행가다. 현장에서 터득한 실용주의가 몸에 밴 것 같고, 그부분이 외교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긍정적일 거라고 생각했다.

- 위원회 이름이 '실용외교'위원회다

▶후보가 직접 지은 이름이다. 그만큼 실용에 대한 생각이 확고한 분이라고 할 수 있다. 실용외교의 실용이란 외교를 이념이나, 도그마, 당파적 이해관계에 구속시키지 않고 무엇이 국익이냐를 중심으로, 국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이념성, 당파성을 넘어서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것이다. 국익에 도움이 안되는 일을 당파 이해관계나 이념 때문에 고집하는 건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이 후보가 당선 되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 누구를 먼저 만나나

▶국익이 어디에 더 있느냐를 생각해서 정하실 것이다. 우리는 미국과는 동맹관계고, 중국과는 동반자관계에 있다. 동맹 관계가 더 우위에 있는 것이고 더 중요한 관계다.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실용외교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외교 측면에서 이 후보가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

▶현장에서 경험한 집행자로서의 역량이 큰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상황판단력, 추진력, 과단성 면에서 장점이 많다. 나는 우리가 국가 위상에 걸맞은 외교를 해야 하고, 외교개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근데 이재명 후보를 만나보고 느낀 건, 이 분이 가진 상황판단력, 합리성, 실용성, 과단성, 추진력을 볼 때 어떤 누구보다도, 개혁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득권을 바꾸고 개선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외교 업그레이드에 훨씬 더 적합한 지도자다.

- 외교개혁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질적인 업그레이드 필요하다는 것이다. 외교부 부처 하나 개혁하는 게 아니라 외교가 논의되는 담론 과정,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다. 그것을 한국외교의 생태계라고 한다. 어떤 이슈가 제기되면 담론 과정에 정치권, 집권엘리트, 시민사회단체, 언론, 학계, 관료가 다 참여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현황을 파악하고, 대처방안이 도출된다. 그런 과정이 건강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단기간 내 중지를 모아 좋은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원대한 작업이지만 안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개혁은 진보정부가 상대적으로 그렇게 할 개연성이 있다고 기대하는 것이고, 진보진영 내에서도 이재명 후보 같은 경력을 가진 분이 할 가능성이 더 많다.

- 미국 등 글로벌 외교가에서 이 후보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후보의 언술로부터 나온 게 아니고 일종의 인상비평 같은 것인데, '북한에 유화적이지 않을까', '다소 친중, 반미 아닐까'하는 식이다. 그런데 내가 실제로 보좌해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 북한이 약속을 파기하거나 잘못할 때는 잘못이라고 분명이 지적하고 필요한 대처를 하겠다고 했다. 최근 연속된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 규탄 성명을 냈다. 지금 정부가 하는 수위보다 조금 더 높다. 필요하면 제재 압박도 구사한다는 말도 하고 있다. (외신기자클럽 초청토론회 등) 미국이나 여러 사람들 다 모인 큰 토론회들 여러 번 있었다. 후보가 미국 등 해외 인사 만날 때마다 대미외교, 대일외교 관점 소상히 설명했다. 일각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데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본다.

- 이재명 후보의 북핵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

▶유연하게 대화와 타협 위주로 협상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 모든 도구를 한꺼번에 구사할 수 있다. 북한 문제에 대한 국론 분열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면 대북정책 힘 받기가 어렵다. 국익 위주로 초당파적으로 해야만 국민통합이 이뤄진다. 그 다음은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 프로세스 두 과정을 시너지를 내서 운영해야 한다. 보수진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안하면 평화협정, 종전선언 같은 것들이 필요없다고 한다. 비핵화를 해야 경제적 인도적 지원해준다는 게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의 정책이다. 하지만 북한은 압박과 경제 인도적 지원만으로는 (협상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는다. 여태 그렇게 되질 않았다.

- 비핵화·평화 프로세스 동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여기에는 국제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미, 한미일, 중국 러시까지 포함해야 한다. 남북간 대화도 중요하다. 이 두 과정이 잘 묶여야 한다. 두 가지가 선순환적으로 움직여서 비핵화 과정, 평화 과정 전체를 추동해야 한다. 아주 어려운 고난도의 외교작업이다. 그래서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프로토콜(규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종의 예술 같은 것이다. 구체적 로드맵을 만들어 가야 한다.

- 대북 협상 카드는 대부분 미국이 들고 있지 않나

▶북한 비핵화 추동할 수 있는 결정적 카드는 대부분 미국이 갖고 있다. 한미 공조가 잘 돼야지만 그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하고만 대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거기에서 입지를 가지려면 한미 공조가 탄탄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과의 신뢰관계, 한미 공조의 내실화가 필요한 것이다. 신뢰를 기반으로 협의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 미국의 카드를 우리와 같이 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윤석열 후보의 '선제타격론' 발언은 어떻게 보나

▶선제 타격을 손쉽게 얘기한다는 것은 굉장히 리스크가 있는 대응이다. 남북관계 현황이나 한반도 주변정세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일반인이나 학자가 아니고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분의 말씀이라 무게를 갖는다. 최고 지도자 반열에 있는 분들이 선제타격 얘기하는 일은 많지 않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정도외에는 잘 없었다. 그만큼 폭발력 있는 말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외교적인 언어라는 게 있다.

- 한일관계는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가

▶깊이있게 나라 사이 관계를 헤아리는 입장에서 보면, 한일관계를 이대로 끌고 갈 순 없다. 이재명 후보는 한일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당위에 대해서 철저하게 인식하고 있고, 그 의지를 일본 대사 만나서 이미 피력한 바 있다. 집권 하게 되면 그 의지에 따라서 관계개선 과정을 시작할 것이다. 여러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양측이 관계개선 공통 목표 준비를 해야하고, 서로 지금 스탠스에서 조금씩 물러서서 풀어가야한다. 양국 다 감정적 문제로부터 냉정해야 한다. 장애물 하나씩 제거하고 그 다음단계로 나아가는 점진적 개선과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양국이 반일, 반한 감정을 각각 국내정치에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지도자들은 그걸 피해야 한다. 나라의 더 큰 국익을 알아야 한다. 더 큰 국익은 결코 반일, 혐한에 있지 않다. 우리도 일본하고 나쁜 관계를 유지해서 득이 될 게 없다. 지금은 동아시아에 세력전이가 크게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한일관계 최악이라는 건 우리에게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 실용외교위원장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 사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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