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김혜경 논란’에 중도층 움직였나…李 TK 20%·尹 호남 26%
뉴스종합| 2022-02-04 12:01
제 20대 대통령선거를 한달 가량 앞두고 판세가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유권자들도 표심을 점점 굳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심상정 정의당·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주 지지층은 40대와 50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주 지지층은 20대와 30대 그리고 60대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위 ‘세대포위론’ 경향성이다. 한달여전 조사에서 ‘지지할 후보가 없다’는 응답 비율이 20%를 넘었던 20대에선 윤 후보 지지세가 오차범위 밖에서 유의미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설연휴 마지막날 불거진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의 ‘의전 논란’은 중도층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20%를 넘었다.

4일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일~3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포인트)으로 한 헤럴드경제 5차 월간 정례조사에 따르면 20대(18세~29세)의 윤 후보 지지율은 53.7%, 이 후보 지지율은 22.0%로 각각 집계됐다. 30대에선 윤 후보 52.8%, 이 후보 32.2%로 나타났다.

반면, 40대에선 이 후보가 58.6%, 윤 후보가 30.3%로 집계됐고, 50대에서도 이 후보 50.1%, 윤 후보 38.2%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에선 윤 후보 52.2% 이 후보 36.2%였다. 윤 후보가 2030 세대와 60대 이상 세대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 후보가 강세인 40대와 50대를 포위한다는, 이준석 당국민의힘 당대표의 이른바 ‘세대포위론’ 양상으로 일단 판세가 짜여진 셈이다.

정치 이념적으론 한달여 전에 비해 중도층이 윤 후보에 쏠린 것이 눈에 띈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의 정치 성향을 중도라 밝힌 유권자의 51.2%가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고, 34.8%는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한달전 조사에서 중도층의 이 후보 지지율(39.1%), 윤 후보 지지율(37.7%)이 오차범위 이내 였다면 이번 조사에선 오차범위 밖으로 중도층이 윤 후보 지지로 쏠린 셈이다. 이는 설 연휴 마지막날 불거진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 ‘의전 논란’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2030 세대 내에서 윤 후보 지지세가 강화된 것도 주목되는 지점이다. 지난해 12월 27일~28일 이틀간 본지가 KSOI에 의뢰한 조사(4차 월간 정례조사)에서 20대의 22.0%는 ‘지지할 후보가 없다’고 응답했으나, 이번 조사에선 20대 가운데 ‘지지할 후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4.5%로 17.5%포인트가 줄었다. 같은 기간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18.9%에서 53.7%로 2배 넘게 폭증했다. 이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지난해 말 37.1%였으나 이번 조사에선 22.0%로 낮아졌다.

30대도 유사했다. 4차 정례조사에서 30대 가운데 ‘지지할 후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11.7% 였으나 이번 조사에선 5.3%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30대의 윤 후보 지지율은 39.9%에서 52.8%로 오른 반면, 이 후보 지지율은 36.9%에서 32.2%로 낮아졌다. 종합하면 지난해 말 실시한 조사에선 20대와 30대는 ‘지지할 후보가 없다’는 응답 비율이 두자리수를 넘었으나 이 비율은 대선이 임박하면서 각 후보에게로 쪼개져 지지율로 전환됐고, 그 수혜를 이 후보보다는 윤 후보가 많이 가져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역별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전통적으로 최약세 지역인 대구·경북(TK)과 호남에서 20%대의 지지를 거뒀다는 점이 주목된다. 우선 광주·전라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26.2%, 이 후보 지지율은 59.5%로 집계됐다. 대구·경북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20.0%로 집계됐고, 윤 후보 지지율은 60.5%로 나타났다. 4차 정례조사 때와 비교하면 호남에서의 윤 후보 지지율은 15.6%에서 26.2%로 10%포인트 넘게 상승했고, TK에서의 이 후보 지지율은 30.8%에서 20.0%로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지지정당별 후보 지지 성향에선 두 거대 양당 후보로 지지가 쏠리는 경향이 뚜렷이 확인된다. 평소 지지하던 정당의 대선 후보 대신, 당선 가능성이 있는 여야의 두 유력 정당 후보를 밀겠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이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90.5%를 기록했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윤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 비율은 91.3%로 집계됐다. 4차 정례 조사에선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90.6%가 이 후보를 지지했고,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79.8%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정의당 지지층 가운데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8.5%, 심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3.2%로 나타났다. 지지정당은 정의당이지만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가진 유권자가 심 후보를 찍겠다는 유권자보다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지지층 가운데에선 윤 후보 지지율이 59.1%로 안 후보 지지 응답 비율(20.3%)의 3배에 가까웠다. 대선이 임박하면서 양당 지지층이 최고 수준으로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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