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황당 판정에 말문 막힌 황대헌·이준서…남은 경기도 첩첩산중
엔터테인먼트| 2022-02-07 22:54
'이래놓고 금메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헝가리의 류 샤오린과 중국의 런쯔웨이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결과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류 사오앙은 옐로 카드를 받았고 런쯔웨이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황당한 실격 판정에 에이스 황대헌도, 기대주 이준서도 말문이 막혔다. 손에 쥔 결승 티켓을 어이없는 판정에 빼앗긴 이들은 경기 후 말없이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황대헌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에서 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페널티를 받아 탈락했다. 심판진은 황대헌이 1위 자리를 빼앗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어진 준결승 2조 경기에서도 이준서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페널티를 받아 탈락했다. 이준서가 헝가리 리우 샤오앙과 접촉 과정에서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현장에서 경기를 중계하던 박승희 해설위원은 "믿을 수 없는 판정"이라며 "아무런 방해가 없는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리원룽은 홀로 중심을 잃었고, 오히려 황대헌이 제치는 과정에서 리원룽이 손을 썼다"고 전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비디오 판독 결과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런쯔웨이가 김선태 중국 대표팀 감독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

황대헌은 공동취재구역을 지나며 "나중에 할게요"라는 말만 남겼다. 이준서도 말없이 고개를 숙인 뒤 통로를 지나갔다.

황대헌과 이준서가 빼앗긴 결승 티켓은 중국의 리원룽과 우다징에게 돌아간 셈이 됐다.

중국은 결승에서마저 편파 판정 논란 속에 금메달을 가져갔다. 1위로 결승선에 들어온 헝가리 류샤오린이 비디오 판독 끝에 옐로 카드를 받았고 중국의 런쯔웨이가 금메달, 리원룽이 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중국은 지난 5일 열린 2000m 혼성계주에서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중국은 당시 준결승에서 선수 간 터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실격처리를 받지 않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대표팀 맏형 곽윤기가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였다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해 외신이 주목하기도 했다.

문제는 쇼트트랙 일정이 오는 16일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남은 경기서 중국에 대한 도를 넘은 홈어드밴티지와 편파판정이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황당한 판정이 나올 지 모를 일이다. '중국 선수와 스치기만 해도 실격'이라는 곽윤기의 말을 이제는 웃으면서 듣고 넘길 수 없게 됐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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