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원연대책임 완화로 우수 CEO 영입 유도
예대율 확대로 금융사로서의 역할 제고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저축은행업계의 요구를 대변하는 중앙회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저축은행이 금융사로서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저축은행중앙회장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주요 공약으로 예금보험료 인하, 수도권·지방 간 양극화 해소, 규제 완화, 디지털화 강화를 제시했다.
특히 이 전 위원장은 규제 완화를 통해 저축은행들이 금융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우선 꼽은 규제 사항은 임원연대책임이다. 경영행위로 손실이 발생하면 임원에 책임을 묻는데, 다른 업권은 ‘고의 또는 중과실’의 경우 해당 회사와 관계 금융사의 임원에 책임을 묻는다. 반면 저축은행은 ‘고의나 과실’ 기준이 적용된다.
이 전 위원장은 “전문경영인들이 늘고 있는데, 이 규정을 적용해서 CEO 초빙도 어려운 상태”라며 “국회에 관련 법안이 제출돼 있는데 심의가 지연되고 있어 논의가 빨리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 규정도 대표적인 규제 사항이다. 저축은행은 예대율 100%를 적용받아 예·적금으로 유치한 자금의 한도 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한 구조다.
이 전 위원장은 “예대율 100%를 적용하면 매년 순이익 등으로 쌓인 자기자본을 전혀 활용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대출 외에도 투자, 외환거래 등의 사업을 하는 1금융권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저축은행업계 총자산의 15~20% 가량이 무수익 자산인 사내 유보금 등의 형태로 묶여 있다는 설명이다.
이 전 위원장은 예금보험율과 관련해서는 올해가 논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할 시점이라고 봤다. 저축은행은 저축은행특별회계에 0.4%의 예보율을 내고, 은행이나 보험 등 타 금융업권에서 자기 예보료의 45%를 특별회계에 같이 넣는 구조다.
그는 “특별회계의 특성으로 인해 지금까지 저축은행 단독의 목소리가 통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당국에서 전체 예보율을 손보겠다고 하니 저축은행업계에서도 목소리를 내면 수용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랜 공직 생활로 정부와 당국에 선후배가 많은 건 맞지만, 그런 네트워크를 쌓으려면 전문성은 물론이고 신뢰가 기반이 돼야 가능한 것”이라며 “현업이나 관출신이냐를 놓고 회원사들은 업계에서 요구하는 회장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따라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행시 29회로,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중소서민금융정책관 등을 거쳐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지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 주무 부서에서 근무해 업계와의 인연도 깊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 회추위(회장추천위원회)는 오는 10일 최종 후보를 확정하고 17일 임시총회에서 79개 저축은행이 1사1표 방식으로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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