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영상] ‘인공태양’ 상용화 한발 더 가까워졌다 [나우,어스]
뉴스종합| 2022-02-10 08:43
영국 옥스퍼드에 위치한 현존 최대 규모 핵융합 연구장치 ‘제트(JET·Joint European Torus)’가 구동하고 있는 모습. [JET·UKAEA]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탄소중립을 구현할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공태양 개발이 새로운 이정표에 도달했다. 핵융합 현상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유지하는 기술을 통해 기존 연구 결과 대비 2배 이상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성공하면서다.

핵융합이란 플라즈마 상태에서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이 하나의 무거운 원자핵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량의 손실이 열과 빛이라는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을 말한다.

실제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와 같아 ‘인공태양’으로도 불린다.방사성 물질이나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고 자원 고갈의 염려도 없어 꿈의 에너지로 여겨진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원자력청(UKAEA)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현존 최대 규모의 핵융합 연구장치 ‘제트(JET·Joint European Torus)’가 5초간 59MJ(메가줄)의 열에너지를 생산해냈다고 밝혔다. 전력량으로 환산하면 11MW(메가와트)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 1997년 JET가 실시한 비슷한 실험에서 얻어낸 22MJ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것이다.

UKAEA는 유럽연합(EU) 28개국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핵융합 프로젝트 ‘유로퓨전(EUROfusion)’과 협력해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영국 정부는 JET를 구축하는데 1억8400만파운드(약 2800억원)를 투자했다.

토니 도네 유로퓨전 연구책임자는 “지난 20년 이상 지속됐던 유럽 내 ‘인공태양’ 연구에 중요한 순간”이라며 “핵융합 기술을 통해 5초간 안정적으로 얻어낸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했다는 뜻은 5분, 5시간으로 발전 가능 시간과 용량을 늘려나가는 것은 시간문제란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안 채프먼 UKAEA 최고경영자(CEO)는 “획기적인 이번 결과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과학 과제 중 하나를 정복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는 점을 보여주는 쾌거”라고 덧붙였다.

영국 옥스퍼드에 위치한 현존 최대 규모 핵융합 연구장치 ‘제트(JET·Joint European Torus)’가 구동하고 있는 모습. [EUROFusion]

이번 실험 결과는 한국, 미국, 일본, EU, 중국, 러시아, 인도 등 7개 회원국이 참가한 핵융합 장치 개발 협력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2025~2026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80%가량 건설이 진행된 ITER 프로젝트는 핵융합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하던 JET 등 기존 연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탄소 배출 없이 핵융합만으로 대량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생산·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안 펠스 뉴캐슬대 명예교수는 “10~20년 내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한 획기적 사건으로서 무(無) 탄소 발전을 통해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궁극적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ITER에 참가하며 진행 중인 ‘한국형 인공태양’ 한국형초전도핵융합장치(KSTAR) 개발 프로젝트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섭씨 1억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30초 동안 유지하며 최장시간 운전 세계 기록을 경신한 KSTAR는 2026년까지 궁극적으로 핵융합에너지를 내는 데 최소 조건인 초고온 플라스마 유지 300초를 달성하고, 2050년대에 핵융합 전력 생산 실증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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