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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尹, ‘적진’ 교란하는 지지선언…노동·종교·문화계 표심도 ‘경쟁’
뉴스종합| 2022-02-11 10:2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대권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사회 각계 주요 인사들과 단체들의 ‘지지선언’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상대당 지지층에서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려는 각 후보 진영의 경쟁이 치열하다. 11일 헤럴드경제가 조사한 여야 후보 지지선언 분석 결과 여야 대선후보 2인의 초박빙 판세 속에서 기존 진보·보수 성향의 단체, 지역, 연령대의 선입견을 탈피하는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각 캠프에서는 상대측 ‘집토끼’ 쟁탈 성공을 홍보하면서 ‘외연확장’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경남 청년 400명은 전날 “청년들이 집 걱정, 취업 걱정 없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달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광주·목포에서는 생애 첫 투표를 하게 되는 18~22세 젊은 유권자 일부가 “공정과 상식, 잘못된 것을 바꿀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전날 이연옥 민주당 은평구의원과 호남출신 전·현직 당원 100명이 탈당, 윤 후보를 지지했다. 지난달 27일에는 홍기훈 전 국회의원 등 민주당 출신 정치인 26명이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직능총괄본부와 정권교체동행위원회 대외협력본부에서 각각 힘을 모으고 있다.

또 지난 8일에는 전·현직 민주당원 1335명이 윤 후보를 지지했다. 이에 민주당 광주시당은 “전체 민주당원 중 0.3% 규모를 가지고 대단한 일이라도 벌인 양 떠벌리는 모습이 우습다”고 날을 세웠다.

이와 대항해 지난 4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박근혜 서포터즈’, ‘자유대한민국 지키기운동본부’ 등 일부 보수단체 7곳의 대표 회원들이 이 후보를 지지했다. 신한국당·한나라당 소속으로 3선의 국회의원이자 45년간 보수의 길을 걸어온 박창달 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이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부산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교인 개성고등학교(옛 부산상고) 동문으로 구성된 ‘백양포럼’ 회원 1700명이 이 후보를 지지했다. 부산 종교계 원로와 시민사회 단체 회원 1000명 등도 이 후보 지지를 발표했다.

이에 반대로 광주지역 목회자 300명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정권교체동행위원회는 “목회자가 호남에서 대규모로, 공개적으로 윤석열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후보는 이들을 당사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선대위 필승결의대회에서 청년 당원으로부터 빨간 후드티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

전통적인 각 후보 지지층도 지지선언을 통해 ‘세(勢) 과시’에 나섰다. 역대 민주정부 장·차관 출신100명이 모인 ‘국정연구포럼’은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상임고문을 맡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험난한 산 비탈길을 달려가는 버스에 탄 승객들은 어떠한 운전기사를 바라느냐“며 ”운전대를 한 번도 잡아보지 못한 아마추어 운전기사를 선택할 것이냐"고 지지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부산에서는 4050교수 309명이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국가와 국민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직능단체 중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노동조합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이 후보를 지지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이 후보는 전날 한국노총을 방문해 정책협약을 맺으며 ‘소년공’ 출신의 정체성을 상기시켰다. 이 후보가 직접 한국노총을 찾아간 배경에는 140만명 조합원의 조직표를 확보할 수 있는 주요 직능단체이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지도부의 결정에 반대하며 부산지역본부 산별대표자 및 노동위원 1490명과 산하 전국외국기관노동조합연맹이 이에 반대하며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향후에도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를 중심으로 윤 후보 지지발표가 있을 전망이다. 조경태 부산 총괄선대위원장은 “한국노총이 전과4범의 이 후보를 지지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경”이라고 견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노동 정책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직능단체의 경우 조직표와 연결되기 때문에 지지선언으로 큰 틀에서의 표계산이 가능하다. 지역, 세대별 단체로 여론의 흐름을 가늠하기도 한다. 캠프 사이에서는 이탈표가 나오는 지지선언의 경우 일종의 자존심 싸움이 되기도 한다. 각 캠프에서는 서로의 지지선언 추이를 의미있게 지켜보며 민심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중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문화·예술인 지지선언도 눈길을 끈다. 정지영, 이창동, 김유진 등 감독과 문성근 배우 등 영화인 253명은 지난 7일 “과거 보수정권의 블랙리스트 암흑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며 이재명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배우 김의성, 박혁권 등도 개별적으로 이재명 후보를 공식 지지 선언한 바 있다.

소설가 이문열이 윤 후보를 공개지지한 가운데 소설가 백시종, 배우 독고영재 등 한국문화예술연합회 소속 문화예술인 5810명이 윤 후보를 지지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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